'코로나 제로' 중국, 숨막히는 통제 어떻게 이뤄지나

조효석 2021. 11. 6.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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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초기 발원지로 지목된 중국은 전 세계를 강타한 질병의 공포에도 오히려 홀로 자유로워 보인다.

지난해 3월 초 이후 공식 통계상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을 넘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전파를 막기 위해 일부 구역 주민들을 무기한 퇴거시키기도 했다.

NYT에 따르면 루이리는 중국 내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코로나19로 인한 통제가 유독 극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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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코로나 추세 역행하는 '코로나 제로' 정책
극단적 통제 당한 中 남서부 루이리 NYT 보도
중국 수도 베이징에서 한 의료인이 4일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주민의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 초기 발원지로 지목된 중국은 전 세계를 강타한 질병의 공포에도 오히려 홀로 자유로워 보인다. 지난해 3월 초 이후 공식 통계상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을 넘지 않았다. 적어도 수치상 코로나 감염 자체를 극도로 억제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 한국을 포함 세계적으로 많은 국가가 코로나 종식보다 ‘위드코로나’를 선언하는 추세인 것과 대비된다.

워낙 낮은 수치 탓에 통계를 거짓 발표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있지만 현지 사정을 들여다보면 이처럼 비상식적일 정도의 전염 억제 상황은 이유가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중국 남서부 윈난성 더훙 다이족 징포족 자치주 도시 루이리(瑞丽)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곳에는 지난해에만 4차례 통행 통제(락다운)가 시행됐다. 그중 하나는 무려 26일간 지속될 정도로 극단적인 수준의 통제였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전파를 막기 위해 일부 구역 주민들을 무기한 퇴거시키기도 했다. 학교의 경우 교사와 학생이 학교를 떠나지 않고 ‘버블’에 머무르는 조건으로 일부 학년만 수업했다. 관광객이나 인근 미얀마와 잡화 거래를 해온 한 59세 주민은 최소 15만 달러(약 1억8000만원) 손해를 봤다고 NYT에 호소했다. 매일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그는 가진 돈이 떨어져 담배 살 돈을 사위에게 빌려야 한다고 했다.

NYT에 따르면 루이리는 중국 내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코로나19로 인한 통제가 유독 극심했다. 주민들은 락다운이 시행될 때마다 한 번에 몇 주씩 거주지에 갇혔다. 락다운 기간이 아닐 때도 식당에서 식사할 수 없었다. 도시 곳곳에서 폐업이 속출한 것은 물론이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 주민은 지난 7개월간 코로나19 검사를 90번 받았다. 한 살배기 자녀가 74번 검사를 받았다고 한 부모도 있었다.

주민들이 도시를 떠나면서 코로나19 전까지 27만명이던 인구는 20만명으로 대폭 줄었다. 떠나는 주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정부는 도시 밖으로 나가기 전 21일간 격리를 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루이리에서 지난달 코로나19 신규확진자는 5명에 그쳤다. 빠져나간 인구를 제외하면 주민 96% 이상이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확진자가 아예 사라지기 전까진 통제를 풀지 않겠다는 태도다.

루이리를 향한 통제는 일견 효과가 있는 듯 보이지만 부작용이 막심하다. NYT는 현지 물가가 치솟았을 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 다수가 생활고에 처했다고 전했다. 일례로 6위안(약 1100원) 이하였던 청경채 1㎏ 가격은 이제 8에서 10위안까지 올랐다. 중국에서는 곤경에 처한 루이리 주민들이 SNS에 올린 글이 화제를 얻기도 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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