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가 치밀어 오를 땐 OO를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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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시기에는 우리의 심리를 정확하게 알아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내가 우울한지 불안한지 힘든지, 슬픈지 화가 나는지, 나아가 상실감이 느껴지지는 않는지까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이런 모든 것들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각각의 감정에 따라 해결 방법이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우울도 문제지만 분노가 우울보다 더 심각한 것은 피해의 범주가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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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믿음 기자] “요즘 같은 시기에는 우리의 심리를 정확하게 알아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내가 우울한지 불안한지 힘든지, 슬픈지 화가 나는지, 나아가 상실감이 느껴지지는 않는지까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이런 모든 것들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각각의 감정에 따라 해결 방법이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국내 최고 인지심리학자이자 책 ‘심리 읽어드립니다’의 저자 김경일 교수는 현 세태를 위와 같이 진단한다. 팬데믹 여파로 ‘코로나 블루’ ‘코로나 블랙’이 전 세계를 휘감았던 최근까지 현대인은 우울, 더 나아가 분노에 쉽게 종속당했던 것이 사실이다.
우울도 문제지만 분노가 우울보다 더 심각한 것은 피해의 범주가 크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분노는 나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마음에도 상처가 되는 말을 하게 합니다(...) 물론 우울도 당연히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울한 사람 이 다른 사람을 공격하고, 그 공격이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럼 사람은 왜 분노할까? 이유는 여럿일 수 있지만 사람은 대개 ‘진실을 가리고 있다’고 생각할 때 분노한다. 여기서 ‘진실’과 ‘사실’을 구분할 필요가 있는데, 저자가 예상치 못한 교통상황으로 집안 약속에 늦은 건 ‘사실’이지만, 그걸 예상하고 미리 나오지 못한 건 ‘진실’이다. 저자의 아내가 불호를 내뿜은 건 그 탓이다.
그럼 분노를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 중요한 건 주변에 어떤 사람을 두느냐이다. 김 교수는 “보통 ‘나는 객관적이야’라고 하는 사람”이 쉽게 분노한다며 “‘나는 객관적’이라는 말은 ‘내가 본 사실은 타협의 여지가 없고 다른 각도로 해석될 여지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한다. 이어 “‘나는 객관적이야’라고 하는 사람보다는 ‘나는 굉장히 주관적이야’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하거나 삶의 방식이 다른 사람도 있다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한 가지 사실만 보고 섣불리 그게 진실이라고 가정하는 습성을 버리기가 훨씬 수월하다”고 말한다.
분노에는 또 다른 함정이 도사린다. 바로 “사고를 굉장히 근시안적이거나 단편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근거가 명확한 분노를 느끼는 사람은 상대방이 자기에게 어떤 피해를 입혔는지 분명하게 기술할 수 있다. 하지만 근거 없이 분노를 느끼는 사람은 상대방이 자기한테 어떤 피해를 입혔는지가 아니라, 자기가 분노하고 있다는 사실만 계속해서 얘기한다. 그 행위에 ‘나’가 없다는 것이다.”
걷는 것도 분노를 잠재우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걸으면 발바닥이 자극을 받으면서 뇌의 편도체가 약화되고 해마가 활성화된다.” 김 교수에 따르면 사람이 걸으면, 안 좋은 감정을 느낄 때 작용하는 편도체가 비활성화 되고 새로운 가설 상기를 돕는 해마가 활성화 된다. 다시 말해 걷는 활동은 “상대방이 나를 분노하게 했고 그 이유로 지목한 작은 원인 하나 혹은 수많은 원인 중에 하나를 100%로 만드는 대신 다른 이유나 가능성에 대한 가설을 나 스스로 떠올리고 검증해볼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알 수 없이 분노가 치밀고 화가 난다면 동네 주변을 걸어보라고. “의외의 치유 효과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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