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상의 코멘터리] 요소수 품귀..현실로 닥친 미중갈등

오병상 2021. 11. 4.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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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엔진 차량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요소수'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4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에 트럭들이 요소수를 넣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연합뉴스

중국, 석탄ㆍ비료부족에 수출중단


미국편 든 호주석탄 수입중단 탓

1. 요소수 품귀가 심각합니다. 요소수는 ‘요소’에 ‘물(수)’을 탄 것인데..우리나라는 요소의 97%를 중국에서 수입합니다.
중국이 지난달 15일부터‘요소’수출을 중단했습니다. 요소가 부족해 중국이 해외수출을 중단한 겁니다.

2. 요소수가 없으면 디젤차량이 움직일 수 없습니다. 디젤화물트럭에 의존하는 물류가 대란의 위기에 처했습니다.
요소수는 디젤차량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줄여주는 촉매제입니다. 요소수가 없으면 디젤차량에 따라 시동이 안걸리기도 있고, 출력이 떨어져 제대로 달리지 못하기도 합니다.

3. 중국이 갑자기 요소 수출을 중단한 것은 두 가지 이유입니다.
첫째, 중국이 호주와의 무역분쟁으로 석탄수입을 줄이는 바람에 석탄이 부족합니다. 국내석탄생산도 폭우로 차질이 생겼습니다. 석탄화력에 의존하기에 전력난이 심각합니다.
요소는 석탄에서 뽑아냅니다. 석탄이 부족하고 가격이 오르니 요소 생산이 어려워졌습니다.

4. 둘째, 겨울을 앞 두고 중국내 요소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요소는 비료의 기본원료입니다. 중국 북부 곡창에선 겨울 밀을 심어야 합니다. 화학비료가 집중적으로 필요한 시기입니다. 겨울 밀 생산은 식량안보 차원에서 중요합니다. 중국은 곡물수출대국인 미국ㆍ호주와 갈등이 깊어지면서 식량자급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5. 결국 두 가지 배경 모두 중국과 미국의 갈등이란 국제정치의 산물입니다.
호주는 2014년 중국과 ‘전략적협력동반자’관계를 맺는 등 사이가 좋았습니다. 중국이 급성장 과정에서 필요한 석탄과 철광석 등 원자재와 곡물 등 식량이 호주의 주력 수출품이라..이해가 꼭 맞아떨어졌습니다.

6. 그런 호주가 미중 갈등 국면이 되자 미국 편에 섰습니다.
중국이 호주에 대한 무역보복을 하게 된 계기는 지난해 4월 호주가 ‘코로나 발원지 조사를 해야한다’고 미국 편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발원지인 우한연구소에 대한 조사는 아직도 미중 갈등의 핵심이슈입니다.

7. 호주가 미국과 군사적으로 완전결합한 것은 지난 9월 15일 출범한 오커스(AUKUS)입니다.
오커스(AUKUS)는 호주(AU)+영국(UK)+미국(US)입니다. 앵글로색슨 세나라가 군사적으로 한 몸이 되겠다는 선언입니다. 미국이 호주에 핵 잠수함 8대를 만들어주기로 한 것이 그 구체적 도발입니다.

8. 이런 변화는 오래전부터 진행돼왔고, 충분히 예상가능했습니다.
중국은 지난 9월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발표를 통해 화학비료공급과 가격 안정을 강조했습니다. 이미 늦었습니다.
미국이 화웨이 통신장비 사용금지 등 중국을 구체적으로 압박한 것이 2018년입니다. 중국과 호주 사이 무역분쟁이 격화된 것도 2018년입니다.

9. 사실 우리는 호주에 앞서 중국을 충분히 겪었습니다. 2016년 사드 문제로 시작된 중국의 한한령, 황당한 2000년 마늘파동 등.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요소 파동이 터지자 허둥대는 모습입니다. 최악의 경우, 디젤차량이 매연저감장치(SCR)를 떼버리고 운행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습니다. 기후변화, 환경오염,미세먼지..다 포기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물류대란이란 당장의 현실 앞에선..
〈칼럼니스트〉
2021.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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