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R LIST | 한 발 늦게 떠나는 가을 여행, 수목원 속 만추의 단풍

가을이 무르익는 순간, 자연은 시나브로 ‘만산홍엽’이다. 예년에 비해 조금 늦게 물든 단풍이 하루가 다르게 반도의 남녘으로 달려가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늦게 단풍의 절정을 볼 수 있는 곳. 그것도 인파가 몰리는 유명한 산이 아닌 편안한 단풍 명소를 소개한다. 한 발 늦게 떠나 편안하고 안전하게 단풍을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수목원들이다.

▶포항 경상북도수목원

수목원의 이름이 그냥 경상북도수목원이다. 평균 해발 650m 고지대에 위치한 수목원으로 국내에서 가장 넓은 2727ha의 면적을 가졌다. 포항의 죽장면과 청하면, 송라면 등 3개의 면에 걸쳐 있는, 축구장 4427개 넓이의 방대한 도유림을 포함하고 있으니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이 도유림은 특히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전돼 온 산림으로 100여 년 이상된 수목을 쉽게 볼 수 있다. 20여 km에 달하는 둘레길을 따라 울긋불긋 절정의 아름다움을 연출한다. 경상북도수목원은 10월 말부터 11월 중순까지를 수목원의 단풍 절정기로 예상하고 숲속 둘레길과 야외 관람구역, 그리고 실내 전시 공간 등을 새롭게 단장하고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이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수목원 생태 관찰로에서 신라의 고찰인 보경사로 이어지는 등산로에는 내연산 12폭포를 품은 계곡이 있고 능선을 따라 천하의 절경이 펼쳐지는 멋진 여행지다.

위치 경북 포항시 북구 죽장면 수목원로 647 운영 시간 10:00~16:00(동절기)

▶전라남도 산림자원연구소 나주수목원

메타세쿼이아길은 사시사철 언제 걸어도 아름답지만 늦가을 살짝 붉으면서도 짙은 갈색으로 변해갈 때 걸으면 계절의 낭만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나주수목원으로도 불리는 전라남도 산림자원연구소는 산림자원의 조성과 이용, 산림환경과 자연생태계 보전을 위한 각종 시험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소지만 울긋불긋한 단풍과 조화롭게 어울린 다양한 종류의 수목들이 그림 같은 만추의 풍경을 만들어 내는 곳이다. 게다가 호젓한 분위기에서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고, 삼림욕하듯 낙엽을 밟으며 산책을 하다 보면 일상의 피로를 말끔히 해소가 된다. 연구소 내에는 메타세쿼이어 가로수길, 잔디광장, 토피어리, 잣나무숲, 삼나무원, 약초원, 미로원, 상록수원, 희귀식물원 등이 있고 산림욕장도 만들어져 있다. 특히 메타세쿼이아 길 양쪽으로 조성되어 있는 ‘우드(Wood)침로 숲내음길’, ‘삼나무림 숲내음길’과 소나무 숲과 황토 포장, 콩 자갈로 조성된 ‘치유의 길’은 건강에도 좋고 걷기도 편안한 힐링 로드다.

위치 전남 나주시 산포면 다도로 7

운영 시간 09:00~17:00(동절기)

▶제주 한라수목원

제주에 단풍이 물드는 시기는 보통 11월 초지만 올해는 조금 늦어 11월13일 정도에 절정을 이룰 것이라고 예보하고 있다. 이 예보는 제주 시내에 있는 한라수목원의 단풍 시기를 말하는 것으로 국립수목원이 발표한 것이다. 따라서 제주도민들이나 제주를 찾는 여행객들이 한라산을 올라가지 않고서도 멋진 수목원에서 편안히 단풍놀이를 할 수 있다. 제주도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한라수목원은 사계절 모두 아름다운 풍광을 선보이는 곳이지만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단풍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시내와 가까운 곳에서 단풍뿐만 아니라 제주도 자생식물과 아열대 식물 등 무려 1100여 종의 수종을 두루 살펴볼 수 있고 5만 평에 달하는 삼림욕장을 함께 이용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인기 만점의 여행지가 되고 있다. 광이오름 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한라수목원에서 오름 정상까지 약 1.7km의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다. 가을 단풍과 함께 꽃망울을 터뜨리는 털머위, 한라구절초, 왕갯쑥부쟁이 등 제주 고유의 야생화들도 감상할 수 있다.

위치 제주시 수목원길 72

운영 시간 09:00~17:00(동절기)

[글 이상호(여행작가) 사진 각 지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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