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TV+ '놈놈놈' 김지운 첫 드라마..뇌과학자 정재승도 나섰다

나원정 2021. 11. 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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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 감독 첫 드라마 'Dr. 브레인'
4일 애플TV플러스 출시하며 공개
애플 제작 첫 한국어 오리지널 작품
뇌 연결해 타인의 기억·감정 들여다봐
뇌과학자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자문
김지운 "과학적 근거 많이 가져왔죠"
김지운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이자 애플TV플러스의 첫 한국어 오리지널 'Dr. 브레인'이 4일 애플TV플러스를 통해 공개된다. 배우 이선균(사진)이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는 천재 뇌과학자 역으로 주연을 맡았다. [사진 애플TV플러스]


“계속 영화만 만들다가 드라마 시리즈를 처음 선보이게 됐는데 기대 반 걱정 반, 흥분과 근심으로, 데뷔하는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애플의 첫 한국어 오리지널 시리즈 ‘Dr. 브레인’으로 드라마 연출에 나선 김지운(57) 감독이 밝힌 소감이다. 3일 주연 배우 이선균, 이유영, 박희순, 서지혜, 이재원과 함께 콘래드 서울에서 화상 연결한 간담회에서다.
“드라마 자체가 처음이라 모든 게 새로웠다. 2시간짜리 이야기하다가 6시간 이야기로 힘과 흥미를 떨어트리지 않는 부분이 힘들었다”면서 “한 편이 끝나면 다음 편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작업했다”고 드라마다운 엔딩의 재미를 예고했다.


장르 귀재 김지운의 첫 뇌과학 드라마 도전


'Dr. 브레인' 촬영 현장에서 김지운 감독의 모습이다. 2시간짜리 영화에서 드라마에 도전하며 신경 쓴 부분에 대해

‘Dr. 브레인’은 애플이 4일 자체 OTT 애플TV플러스의 한국 상륙과 동시에 선보이는 6부작 시리즈다. 최근 ‘오징어 게임’으로 메가 히트를 맛본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 HBO맥스 등 글로벌 OTT의 한국 진출이 잇따르는 가운데 애플로선 승부를 내건 첫 한국 작품이다. 코믹 잔혹극 ‘조용한 가족’(1998)부터 레슬링 소재 휴먼 코미디 ‘반칙왕’, 고전을 재해석한 공포 ‘장화, 홍련’, 누아르 ‘달콤한 인생’, 사이코패스 복수극 ‘악마를 보았다’, 만주 웨스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일제강점기 첩보물 ‘밀정’, SF 액션 ‘인랑’ 등 장르 영화 귀재 김지운 감독이 각본‧연출‧총괄 프로듀서를 겸해 뇌과학 추적극에 도전했다.

홍작가의 동명 인기 웹툰이 토대. 뇌 기형으로 감정이 없는 천재 뇌과학자 고세원(이선균)이 가족에게 닥친 비극을 풀기 위해 혼수상태에 빠진 아내 재이(이유영)을 비롯해 죽은 사람들의 뇌에 접속하며 겪게 되는 사건을 그렸다. 한국을 주 무대로 삼으면서 원작에선 외국인으로 설정됐던 주변 인물도 한국 사람으로 바뀌었다. 웹툰에서 민머리 흑인으로 그려졌던 미스터리한 조사원 역을 박희순이, 서지혜‧이재원은 각각 사건을 파헤치는 형사 최수석, 세원의 연구소 후배 남일 역을 맡았다.


김지운 "웹툰이 송곳 같다면 드라마는 투망식 재미"


홍작가의 원작 웹툰 'Dr. 브레인' 이미지. [사진 홍작가, 카카오 웹툰 웹페이지 캡처]

“웹툰 자체의 그림체가 독창적이고 한국에서 볼 수 없는 누아르풍 한국형 그래픽노블이에요.” 원작을 이렇게 소개한 김 감독은 “다른 사람의 머릿속에 들어가 생각과 마음을 읽고 싶다는 원초적 욕망, 욕구를 다뤘다는 게 흥미로웠다”면서 “웹툰이 드라이브가 걸린 질주극, 송곳처럼 날카로운 느낌을 준다면 드라마는 의미와 재미, 흥미와 감동을 쌍끌이로, 투망식으로 건져 올렸다”고 자신했다. 또 “웹툰은 살인 미스터리를 풀기 위한 것이라면 드라마는 더 많은 레이어가 들어가서 깊고 풍부해졌다”고 했다. “가족 미스터리, SF 스릴러, 저희들은 뇌 추적극, 기억 추적극이라고도 이야기하고요. 주인공 세원이 다른 사람의 뇌를 통해 자기를 들여다보게 되면서 자신의 결핍과 화해하고 새로운 삶을 모색해가는 화해극, 성장담이죠.”

이선균 "주인공 롤모델은 김지운 감독"


'기생충'의 이선균,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마이 네임'으로 해외에도 각인된 박희순이 각각 뇌과학자 고세원과 미스터리한 수사관 강무 역할로 호흡을 맞췄다.[사진 애플TV플러스]

낯선 세계관만큼 연기도 쉽지 않았다. 이유영은 “감정이 없는 세원과 어떻게 연애했으며 결혼해서 같이 살고 있을까. 연기할 때 상대 배우 감정을 받아 리액션하는데 세원이 감정이 없다 보니 어려워서 (이선균) 선배님과 현장에서 많이 이야기하며 촬영했다”고 돌이켰다.
이선균은 “막상 연기하려니 감정이 없다는 것은 리액션이 없다는 것, 호흡이 없다는 것이더라. 드라마를 끌고 가는 입장에서 딱딱하게 연기하는 게 어렵고 루즈하지 않을까 고민돼 감독님과 상의 많이 했다”면서 “어느 정도는 학습된 감정을 갖고 있다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주변에 그런 사람이 누굴까, 김지운 감독님이 떠올랐다. 약간 감정 표현을 잘 안 하는 롤모델로 삼고 세원에 접근했다”고 말했다.

정재승 자문 "뇌 사이 기억 전송, 쥐 실험은 성공"


이유영은 세원의 혼수상태에 빠진 아내 재이 역을 맡아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극한의 감정을 열연했다. [사진 애플TV플러스]

타인의 뇌 정보를 자신의 뇌에 ‘동기화’한다는 내용도 상상이 기반이지만, 과학적인 현실성을 최대한 불어넣었다는 설명이다. 뇌 과학 전문가인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가 자문과 구체적인 설정 및 대사 감수에 참여했다. 영화사와 사전 인터뷰에서 정 교수는 “실제로 뇌과학에서 두 개의 뇌를 동기화시키는 게 있다. 한 사람의 뇌에 있는 기억을 다른 사람에게 전송하거나 그 기억을 이동시키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고 쥐 실험에서는 성공한 바가 있다”고 전했다. 극 중 뇌 동기화의 시한이 사후 36시간까지라는 등의 설정이 정 교수의 자문을 통해 이뤄졌다고 영화사 측은 밝혔다. 김지운 감독은 “너무 허황한 이야기는 할 수 없어 이론적으로 완성된 것들, 실현 가능성이 있는 가설 등 과학적 근거들을 드라마 안에 많이 가져왔다”고 했다.
‘Dr. 브레인’은 한 시즌을 한날한시 한꺼번에 공개하는 넷플릭스와 공개 방식이 다르다. 4일 애플TV플러스에서 1화를 출시한 후 2화(13일)부터 최종회 6화(12월 11일)까지는 매주 토요일 공개할 예정이다.
애플의 첫 한국어 오리지널 드라마 'Dr. 브레인' 온라인 프레스 컨퍼런스가 3일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렸다. 처음 드라마 연출에 도전한 김지운 감독과 주연 배우 이선균, 이유영, 박희순, 서지혜, 이재원이 참석했다. 'Dr. 브레인'은 애플TV플러스를 통해 4일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사진 애플TV플러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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