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 광고모델 스캔들을 대하는 기업의 자세

조인경 2021. 11. 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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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핫'한 연예인을 모델로 앞세워 회사와 제품을 알리려는 기업들에 '스캔들'은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다.

열애설 정도야 수습해 볼 여지가 있다지만 불륜이나 음주운전, 약물, 폭행, 갑질 논란에 휩싸일 경우 하필 그 광고모델을 썼다는 이유만으로 기업과 브랜드가 매출과 이미지에 직격탄을 입는 일은 이미 수없이 경험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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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핫’한 연예인을 모델로 앞세워 회사와 제품을 알리려는 기업들에 ‘스캔들’은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다. 열애설 정도야 수습해 볼 여지가 있다지만 불륜이나 음주운전, 약물, 폭행, 갑질 논란에 휩싸일 경우 하필 그 광고모델을 썼다는 이유만으로 기업과 브랜드가 매출과 이미지에 직격탄을 입는 일은 이미 수없이 경험해 왔다. 최근에는 연예인의 학창시절 ‘학폭’이나 ‘왕따 주도’ 같은 과거까지 폭로되면서 모델계약 해지는 물론, 수억 원대 위약금과 손해배상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인기 드라마로 한창 주가를 올리던 배우 김선호가 전 여자친구와 얽힌 사생활 논란이 불거지자마자 그를 광고모델로 기용했던 유통업체들이 순식간에 ‘손절’에 나선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그의 실명이 언급되기도 전에 온라인 홈페이지와 유튜브, 기업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등에서 김선호가 등장하는 광고가 일제히 비공개로 전환되거나 아예 사라져 버렸다. 이미 광고 제작과 송출에 들어간 비용이나 시간은 고스란히 광고주인 기업 손해로 돌아올 상황이지만, 더 큰 불똥이 튀기 전에 일단 가장 쉽고 안전한 방법을 선택한 셈이다.

하지만 이후 김선호가 사과를 하고 사생활을 폭로한 상대 쪽에서도 글을 삭제하는 등 양측이 합의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분위기가 누그러들었다. 김선호 지인들의 추가 증언이나 문자메시지 증거, 평소 그의 품성을 칭찬하는 동료들의 평가 등이 이어지면서 비난 일색이던 여론이 반전 낌새를 보이자 일부 기업들은 다시 광고를 재개하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마스크업체인 미마마스크가 지난달 28일 홈페이지와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 김선호를 모델로 한 광고 영상을 다시 내걸었고, 이어 캐논코리아, 화장품업체인 라로슈포제, 건강기능식품업체 푸드버킷, 의류 브랜드 에디션, 11번가 등이 김선호가 출연한 광고와 화보를 홈페이지 등에 공개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엇갈리고 있다. 김선호를 지지하는 팬층을 중심으로는 그를 응원한다는 메시지나 김선호 광고를 재개한 기업의 제품을 이용하겠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다른 한편에서는 광고를 재개한 기업을 상대로 항의하거나, 회원들 사이에 탈퇴 인증이 잇따르며 불매운동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기업들로서는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난감한 입장이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모델 개인의 사생활인지라 어느 쪽으로든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다”며 “처음 폭로가 나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시시각각으로 여론이 변하고 있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종잡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유통사 관계자는 “광고 재개 결정 이후 소비자들의 응원과 비난이 동시에 쏟아지니 내부에서도 찬반이 엇갈린다”며 “매출에 도움이 될지, 마이너스가 될지는 시간이 좀 더 지나봐야 알 것 같다”고 전했다.

이 와중에 가장 먼저 김선호 광고를 재개를 결정했던 미마마스크 측의 설명은 구설에 휩싸인 스타 연예인을 대하는 기업 광고주들에게 한번쯤 생각해 볼 물음을 던진다. “처음엔 개인이 아닌 광고주 입장에서 중립적인 입장을 취한다는 표시로 광고를 내렸는데, 이 또한 편향적인 표현이 아닌가 싶었다. 논란이 생겼을 때 모델과 소송하고, 광고를 내리는 것이 관행처럼 돼 있지만 과연 그런 행위를 하는 게 맞느냐는 생각이 들었고, 또 다른 중립적인 표현으로 광고를 원래 상태로 되돌린 것이다.”

/소비자경제부 차장 ikjo@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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