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식래 서울시의원 "사회주택 죽이기는 시민 알레르기 발로"

박종일 2021. 11. 2.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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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의원 "SH 직접 수행은 공무원으로 주민자치하겠다는 발상"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서울시의회 노식래 의원(민주당, 용산2)이 “최근 사회주택에 대한 근거 없는 음해와 비난은 오세훈 시장의 시민 알레르기의 발로”라고 주장, “SH가 사회주택사업을 직접 수행하도록 하겠다는 것은 공무원으로 주민자치를 하겠다는 어이없는 발상”이라고 질타했다.

노식래 의원은 사회주택 사업 부서인 주택정책실 행정사무감사 자료와 감사위원회의 실태 점검 결과보고 등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주장했다.

주택정책실이 오세훈TV 방송내용에 대해 확인한 내용을 보면 시장이 공개적으로 “사회주택으로 2014억 원의 피같은 세금이 낭비됐다”며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전임 SH사장과 관련 담당자들에게 법적 대처를 검토하라”고 요구했는데 2014억 원의 세금 낭비와 법적 대처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또 오세훈TV가 사회주택 중 47%가 임대료 규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지만 주택정책실은 2015년 이후 공급된 3149가구의 사회주택에 대해 전수조사도 하지 않았다. 사회주택 등록 관리 실태나 부실로 인한 시민의 피해 또한 확인하지 않았다. 오세훈TV는 일부 사업자가 입주자 모집조건에 소속 조합원 대상 특혜를 적용함으로써 일반시민의 입주기회를 박탈하고 사회주택사업의 본질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회주택 사업을 하는 사회적 경제 주체는 비영리법인, 공익법인, 사회적기업과 함께 협동조합이 포함된다. 협동조합이 출자금과 회비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퇴거 시 돌려받을 수 있는 30만원의 출자금과 월 1만원 회비가 일반시민 입주기회를 박탈한 사례를 제시해야 한다.

서울시는 7월12일부터 23일까지 사회주택사업에 대해 감사를 진행했다. 1차 감사 후인 8월26일 오세훈 시장은 오세훈TV를 통해 사회주택사업을 비난, 9월1일 주택정책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가세했다.

주택정책실은 사회주택 사업 담당부서다. 감사의 대상이 감사를 의뢰했다는 보도자료를 내고 “퇴출”, “엄중한 책임” 운운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오히려 지난 4월 사회주택 입주자들이 돌려받지 못한 임대보증금을 사회주택협회 회원사들이 대신 반환한 데 대해 오세훈 시장 명의로 표창까지 해놓고 불과 몇 달 새 엄중한 책임을 물어 퇴출해야 할 부실·부정의 원흉으로 매도하는 근거를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식래 의원이 1차 감사 결과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사회주택사업에 대한 현황 진단은 이미 시의회가 지적한 문제의 범주를 넘어서지 못한다. 다만 시의회는 문제의 원인이 서울시의 의지와 지원 부족이라고 보고 서울시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라고 촉구했고 주택정책실은 그 책임을 사회주택 사업자들에게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당초 추석 다음 주인 9월29일 마무리됐어야 할 2차 감사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오세훈TV가 주장한 내용대로 감사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내년 지방선거까지 시간을 끌 기세다.

그 과정에 지난 7월 1일 숙의예산 민관협의회에서 두 달간 논의를 거쳐 토지지원리츠 출자금 450억 원을 포함해 총 495억6500만 원으로 결정한 사회주택 예산은 20분의 1인 25억 원으로 시의회에 제출됐다.

사회주택은 민간자본을 활용해 예산을 절감하면서 공공과 민간이 협력해 주거 안정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정책이다. 전세계적으로 공공과 민간이 함께 비영리 사회주택 모델을 개발하는 이유는 부동산을 시장에만 맡겨 놓을 수도 없고 공공이 모두 해결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시장의 실패와 정부의 실패를 모두 겪으면서 그 대안으로 발굴한 것이 민간참여 공공주택이다.

노식래 의원은 “오세훈 시장이 역사적으로 검증된 교훈을 무시하고 세계적인 추세에 반해 과거로 돌아가려고 하는 것은 전임 시장 흔적을 지우려는 정치적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오히려 “토지를 무상으로 임대하고 신속한 입주자격 검증을 대행하는 등 지원을 확대할 방안을 강구해야 투기 대상이 아닌 주거공간으로서 주택의 사회적 인식이 제고되어 주거의 안정성과 주민의 삶의 질이 개선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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