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수수료' 말바꾸기..플랫폼 갑질 논란 재연

김민석 2021. 11. 2.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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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M 수수료 무료 조건 '교통비' 제외
케뱅·토스와 대비..고객이탈 우려↑
"혜택변경 여파..불편 최소화할 것"
카카오페이가 '카카오페이머니카드'의 ATM 출금 수수료 면제 조건에서 교통비를 제외하기로 결정하면서 소비자 불만이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페이 홈페이지 캡처

카카오페이가 카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 무료 혜택을 돌연 축소해 고객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수수료 혜택 축소가 고객에게 새로운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서비스를 바꾼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수수료 면제로 고객을 모은 뒤 갑작스럽게 서비스를 축소하는 것은 플랫폼 지위를 이용한 갑질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다음 달 7일부터 카카오페이머니카드의 ATM 출금 수수료 면제 실적 조건에서 교통카드 이용금액을 제외한다. 이전까지 카카오페이머니카드 이용 소비자는 교통카드 이용금액을 포함한 카드 실적이 20만원이 넘을 경우 ATM 출금 수수료를 면제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12월부턴 모든 사용자가 캐시비 교통카드 이용금액을 제외하고 20만원을 사용해야 ATM 출금 수수료 무료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이번 수수료 정책 변경은 고객 선택형 카드혜택 변경과 신규 카드 출시 예정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 신뢰 문제와 관련해선 "소비자가 불편을 겪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카카오페이의 수수료 면제 정책이 ATM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카카오페이는 페이머니카드 재발급 수수료 면제 정책도 다음달부터 종료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증권 계좌 개설자 가운데 기존 페이머니카드1을 이용하는 고객이 '페이머니카드2'로 갈아탈 경우 적용되던 수수료 면제 정책을 종료한다는 입장이다.


카카오페이가 이 같은 선택을 한 이유는 과도하게 지출되고 있는 수수료 비용이 원인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 카카오페이가 지급한 수수료 비용은 2억5109만원으로 전년 동기 8641만원보다 190.6% 폭증했다.


일각에선 카카오페이의 수수료 혜택 하향화가 플랫폼 업체 카카오의 고질적인 행태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카카오택시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사업 초기 수수료를 받지 않는 혜택을 제공하다가, 사업 규모가 확대되자 차별화된 수수료를 적용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에 대해서는 수수료율을 20% 받는데, 가맹하지 않은 택시에 대해서는 프로멤버십이라는 시스템을 운영해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독과점 논란을 초래했다.


이로 인해 골목상권 침해, 문어발식 사업 확장 등 여론의 뭇매를 맞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지난달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곤혹을 치른 바 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플랫폼 기업은 이용자에게 편익을 제공하고, 파트너와 이익을 공유해야 하는데 카카오택시는 이 과정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였다"며 "여러 상생 실험을 거치고 파트너들과 협의해서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수수료를 앞세운 플랫폼 갑질에 대한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이는 다른 핀테크 기업과는 다른 움직임이다. 국내 첫번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는 자사가 운영하는 체크카드의 ATM 수수료 무료 정책을 올해 연말까지 진행한다. 모바일 송금을 주 업무로 영위하는 토스 역시 '토스머니카드'의 ATM 출금 수수료 무료 정책을 연말까지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 국내 3번째 인터넷은행인 토스뱅크가 체크카드 사업을 시작하면서 토스머니카드는 올 연말 사라질 예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스는 소비자 이익을 중시해 면제 혜택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카카오페이는 최근 급격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거래가 확대된 영향으로 지난 1분기 22조8000억원에 달하는 거래액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4조3000억원 대비 59.4%(8조5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누적 가입자 수는 올 6월 기준 3650만명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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