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선진국지수 편입 이번엔 성공할까..홍남기 '본격 재검토' 밝혀

류지민 2021. 11. 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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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의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국지수 편입에 다시 한 번 투자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월 1일(현지 시간) 런던에서 열린 한국 경제 설명회에서 국내 증시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본격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MSCI는 미국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셜널사가 작성해 발표하는 글로벌 주가 지수로 세계적인 펀드들의 투자 기준이 되는 국제 벤치마크다.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은 우리 증시가 아직 풀지 못한 숙제다. 3대 글로벌 주가 지수 가운데 FTSE와 S&P글로벌지수는 이미 한국을 선진국지수에 포함한 반면 MSCI에서는 신흥국지수에 묶여 있다.

한쪽에서는 사설 업체의 평가에 불과한 MSCI지수에 목을 맬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도 제기한다. 하지만 MSCI지수는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기에는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엄청나다. 2019년 말 기준 MSCI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자금은 14조5000억달러(약 1경7000조원)로 한국이 선진국지수에 속해 있는 FTSE지수 추종 자금의 약 4배에 달한다. 이 가운데 한국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만 해도 60조원이 넘는다. 국내 증시의 고질적인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서라도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제 규모만 놓고 보면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 충분해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MSCI에 제출한 의견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GDP는 1조6000억달러로 전 세계 10위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은 약 2조2000억달러로 전 세계 13위에 올랐고, 증시 거래대금은 2019년 기준 1조9000억달러로 전 세계 4위였다.

하지만 MSCI 측은 한국 주식 시장에 대해 역외 외환(현물) 시장 부재, 영문 자료 부족, 외국인 투자자 등록 의무, 공매도 규제 등을 지적하며 선진국지수 편입을 거부해오고 있다. 특히 공매도 규제와 관련해서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지수에 편입되지 않은 종목에 대한 공매도 재개 계획이 없다”며 ‘시장 인프라’ 항목 내 공매도 점수를 ‘문제없음’에서 ‘일부 문제, 개선 가능’으로 평가했다. 사실상 이전보다 평가가 나빠진 셈이다. MSCI는 기업이 배당금을 배당락일 이후 결정해 배당수익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MSCI가 지적한 요인들은 대부분 정부의 결단이 필요한 영역이다. 이에 이번 홍남기 부총리의 발언을 계기로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 힘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받는 역외 외환 시장 부재의 경우 정부가 MSCI를 적극적으로 설득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역외 외환 시장은 없지만 원화는 전 세계에서 10번째로 많이 거래되는 통화로 외국인이 국내 증시 투자를 위한 자금을 환전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원달러 거래액은 전 세계 10위, 기축통화 제외 시 호주달러·캐나나달러·스위스프랑·홍콩달러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장기적으로는 원화 국제화를 통한 정공법적인 접근 등 선진 시장 승격을 위한 종합적인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공매도에 대한 과도한 규제에 있어서도 정부의 대응에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공매도 제도의 과도한 금지는 한국 증시가 ‘글로벌 스탠더드’에서 더 멀어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MSCI가 강조하는 ‘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정책적으로 뒷받침하려는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은 침체된 국내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 자본 시장의 변동성을 낮추고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를 낸다고 평가한다. 국내 증시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가치 절하)도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외국인 자금 유출 원인으로 MSCI 선진국 편입 실패가 지목되기도 한다.

이에 매경이코노미는 9월에 발간된 2126호에서 ‘韓 증시 레벨업 돌파구는? MSCI 선진지수 편입 필수 조건’이라는 기획기사로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의 필요성과 과제에 대해 상세히 다뤘다. 또 2130호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이제는 결단할 때’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한국 증시가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 시급하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류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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