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국제학교 배경의 '하이클래스', 왜 제2의 'SKY 캐슬' 되진 못했나

최예슬 2021. 11. 2. 16:4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제주도의 국제학교를 배경으로 최상류층의 삶을 그린 tvN 월화드라마 '하이클래스'가 최고시청률 5.7%로 지난 1일 막을 내렸다.

그는 "'스카이 캐슬'보다는 '펜트하우스'적인 요소가 강했으나 캐릭터의 당위성이 없고, 제주 국제학교라는 공간적 배경과 어울리지 않았다"며 "캐릭터, 사건, 배경 등 극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요소들이 서로 잘 맞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tvN

제주도의 국제학교를 배경으로 최상류층의 삶을 그린 tvN 월화드라마 ‘하이클래스’가 최고시청률 5.7%로 지난 1일 막을 내렸다. 방영 초기 ‘제2의 SKY(스카이) 캐슬’로 각광 받았지만 그만큼 흥행하진 못했다. 두 작품 모두 자녀 교육에 열을 올리는 상류층의 모습을 그렸지만 왜 시청자의 반응은 달랐을까.

‘하이클래스’가 공식적으로 밝힌 기획 의도는 ‘스카이 캐슬’과 차이가 있었다. 왜곡된 교육열을 그리기보다 상류층 여성들의 불행한 삶에 초점을 맞추려 했다.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재력과 안정적인 가정을 가졌지만 진정한 행복을 찾지 못한 엄마들이 주인공이었다.

드라마의 배경을 굳이 ‘HSC 국제학교’로 설정할 이유는 없었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1화부터 국제학교의 어려운 입시 과정을 부각하고, 엄마들이 ‘그들만의 리그’를 만드는 모습을 집중적으로 보여 줬다. 대놓고 ‘스카이 캐슬’을 언급하기도 했다. 주인공 송여울(조여정)을 만난 입시상담사는 “얼마 전에 스카이 캐슬인지 하는 드라마 있었죠? 그건 대치동 중산층 입시 성공이에요. 진짜 하이클래스들은 그렇게 죽자고 의사에 목숨 안 걸어요.”라고 말한다.

시청자는 이 드라마가 ‘스카이 캐슬’ 등장인물보다 더 부유한 이들이 어떻게 입시를 준비하는지 보여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국제학교라는 배경과 관계없는 미스터리, 치정 위주로 스토리가 전개됐다. 송여울의 남편인 안지용(김남희)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 죽은 남편의 내연녀가 등장하면서 벌어지는 갈등이 주로 다뤄졌다. 대중의 관심이 많은 교육 문제는 극 초반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 그쳤다.

반면 최고시청률 23.8%를 기록했던 ‘스카이 캐슬’은 상류층 부모의 맹목적인 교육열과 이로 인해 괴로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집중 조명했다. 학부모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공감도 이끌어냈다. ‘하이클래스’에서도 영어 조기교육을 받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줬지만 그들의 감정선까지 드러내진 못했다.

윤석진 드라마평론가는 2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이 드라마는 여러 문제의식을 가지고 출발했으나 시청자의 말초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요소를 짜깁기해 어떤 의도로 극을 이끌어 가는지 파악하기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스카이 캐슬’보다는 ‘펜트하우스’적인 요소가 강했으나 캐릭터의 당위성이 없고, 제주 국제학교라는 공간적 배경과 어울리지 않았다”며 “캐릭터, 사건, 배경 등 극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요소들이 서로 잘 맞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도 “‘하이클래스’는 상류층이 가진 이면의 모습을 그렸지만 전개가 다소 식상해 흡입력이 떨어졌다”며 “교육 현장을 엄마들의 욕망의 현장으로 바꿨고, 교육이란 형식을 빌렸을 뿐 아이들의 역할도 미미했다”고 전했다.

비슷한 류의 드라마가 이미 많이 나와 임팩트가 작았다고도 분석했다. 공 평론가는 “대단한 부를 가진 부자도 알고 보면 별거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면서 시청자가 통쾌함을 느끼게 하려고 했지만 최근 대중의 취향이 바뀌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