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먼 곳 안 간다..막 내린 아웃소싱·오프쇼어링

박병희 2021. 11. 2.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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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패션업체 베네통의 상품 중 58%는 라오스, 캄보디아, 중국, 태국 등 아시아에서 생산된다.

베네통은 향후 12~16개월 동안 아시아에서의 생산 비중을 절반으로 줄일 계획이다.

대신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터키, 튀니지, 이집트 등 지중해 지역 생산 비중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베네통도 아시아의 값싼 인력 활용을 줄이면 생산비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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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대란으로 물류비 인상..인근 지역 생산·직접고용 늘어
伊 다국적 패션기업 베네통, 생산 거점 亞에서 지중해로 이동
[사진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이탈리아 패션업체 베네통의 상품 중 58%는 라오스, 캄보디아, 중국, 태국 등 아시아에서 생산된다. 베네통은 향후 12~16개월 동안 아시아에서의 생산 비중을 절반으로 줄일 계획이다. 대신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터키, 튀니지, 이집트 등 지중해 지역 생산 비중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물류비가 오르면서 아시아 지역의 저렴한 인건비 효과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공급망 대란이 전 세계 경제를 마비시키고 있는 가운데 상품 생산을 국내·외의 다른 기업에 위탁하는 아웃소싱과 오프쇼어링이 사라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웃소싱은 제품 생산 과정을 국내의 다른 기업에, 오프쇼어링은 국외의 다른 기업에 위탁하는 것을 뜻한다.

미국 델타항공은 지난 몇 개월 동안 항공기 청소 인력 수천 명을 직접 고용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에는 용역업체에 청소 업무를 대행했지만 팬데믹이 발생한 뒤 용역업체가 청소 인력을 제때 확보해주지 못 했기 때문이다.

델타 항공의 에드 바스티안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월 "더 이상 용역업체들을 기다릴 수 없다"며 직접 고용에 나섰다. 바스티안 CEO는 "항공기 청소를 담당하는 직원들에게 신입 수준의 임금을 지급한다"며 "용역업체를 활용할 때보다 인건비가 늘었다"고 밝혔다.

베네통도 아시아의 값싼 인력 활용을 줄이면 생산비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마시모 레논 베네통 최고경영자(CEO)는 그만큼 더 나은 품질로 보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생산 거점이 가까워진 만큼 현지 생산 과정을 더 꼼꼼하게 점검해 품질을 담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베네통은 운송에 걸리는 시간이 수 주에서 1주로 줄 것이라며 이에 따라 운송비도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프쇼어링을 통해 생산비를 줄여온 다국적 기업들의 전략 수정도 불가피해졌다. WSJ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국경 폐쇄, 봉쇄령 등의 여파로 다국적 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며 일부 기업들은 공급망 문제를 항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자동차, 의료, 소비재 기업들은 아시아와 유럽 대신 미국 내 거점 확대를 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3D 프린팅업체 카본의 CEO이자 골드만삭스, 델 테크놀로지의 사외이사인 엘런 쿨먼은 "결국 통제에 관한 문제"라며 "불확실한 세계에서 기업들은 더 많은 통제권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31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디지털세 도입 합의안이 추인된 점도 다국적 기업의 전략 변화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세 도입에 따라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 200억유로(약 27조원), 이익률 10% 이상 대기업 매출에 대한 과세권이 시장소재국에 배분되며 기업들은 최소 15% 이상의 법인세를 내야 한다. 이에 따라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을 확대했던 다국적 기업들의 전략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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