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경영] 천연가스 전쟁

이현우 2021. 11. 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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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 공급난에 처한 천연가스는 원래 고대 중국에서 가장 먼저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최근 천연가스전이 발견돼 개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 쓰촨성 남부 지역 일대에서 수천년 전부터 불을 피울 때 가스를 사용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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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영 가스기업인 가즈프롬의 배관 기술자가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국경지역 가스관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이미지출처=가즈프롬 홈페이지]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 공급난에 처한 천연가스는 원래 고대 중국에서 가장 먼저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최근 천연가스전이 발견돼 개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 쓰촨성 남부 지역 일대에서 수천년 전부터 불을 피울 때 가스를 사용했다고 한다.

이후 서기 3세기 초 삼국지에 등장하는 촉한의 승상 제갈량이 쓰촨성 일대 지표면으로 분출된 가스지대에 철로 만든 관을 연결해 소금과 철을 제련할 때 연료로 쓰게 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당시에는 ‘화정(火井)’이라 불렸는데 이것이 역사기록상 처음으로 만들어진 가스관이라고 한다.

이렇게 일부 지역에서는 고대부터 사용되던 천연가스가 전 세계적인 연료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였다. 기술의 발전으로 ‘압축천연가스(CNG)’와 ‘액화천연가스(LNG)’가 등장해 배를 이용한 대규모 가스운송이 가능해지면서 난방, 차량연료는 물론 발전용 연료로 많이 쓰이게 됐다.

이중 시베리아에서 막대한 천연가스가 생산되는 러시아는 옛 소련시절부터 천연가스가 국부의 원천으로 불려왔다. 시베리아부터 유럽 전역으로 이어지는 가스관을 통해 압축 없이 그대로 전달되는 러시아의 ‘배관천연가스(PNG)’는 LNG나 CNG보다 훨씬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유럽의 많은 나라들은 난방이나 전력생산에서 가스 의존도가 유독 높았다.

하지만 유럽의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러시아의 안보 위협도 점차 거세지기 시작했다. 러시아 정부가 천연가스를 무기로 유럽국가들에 외교적 압박을 가하는 빈도가 잦아지면서 천연가스는 더 이상 단순히 저렴하고 오염이 적다고 쓸 수 있는 에너지원이 아닌 국가 전략자원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러시아는 2006년 우크라이나와 가스가격 분쟁이 붙은 이후 줄기차게 가스를 외교적 무기로 사용해왔다. 유럽에서는 아예 ‘밸브 잠그기’ 전략이라고 부를 정도로 일반화됐다. 지난 2009년에는 한파가 몰아친 1월에 러시아가 유럽으로 향하는 모든 가스밸브를 차단하면서 동유럽에서만 수천 명이 동사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프랑스와 영국 등 서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기존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원전 확대 움직임으로 돌아선 것도 러시아의 가스 무기화가 크게 자리 잡고 있다. 러시아가 올해도 몰도바의 유럽연합(EU) 가맹 움직임을 견제하며 가스공급 중단을 무기로 위협하면서 천연가스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모든 에너지를 전량 외국에서 수입해오는 우리나라 역시 남의 일로만 여길 수 없는 상황이다. 민생과 국가안보와 직결된 에너지 확보문제의 해결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고 있지만, 우리의 자원외교는 여전히 걸음마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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