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심장 누군가에게 뛰고 있길"..5세 천사의 장기기증

민태원 2021. 11. 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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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의 사고로 장애를 얻어 2년간 투병하다 뇌사에 빠진 다섯 살 아이가 장기를 기증해 또래 3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암 투병하던 아이 엄마 마저 6개월 전 먼저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28일 서울대병원에서 전소율(5)양이 심장과 좌우 신장을 기증해 장기 이식을 고대하던 3명의 아이에게 성공적으로 이식됐다고 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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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전소율양, 뇌사로 심장과 좌우 신장 기증..또래 3명 살려
암투병 엄마 6개월 전 세상 떠나 안타까움 더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불의의 사고로 장애를 얻어 2년간 투병하다 뇌사에 빠진 다섯 살 아이가 장기를 기증해 또래 3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암 투병하던 아이 엄마 마저 6개월 전 먼저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28일 서울대병원에서 전소율(5)양이 심장과 좌우 신장을 기증해 장기 이식을 고대하던 3명의 아이에게 성공적으로 이식됐다고 2일 밝혔다.

임신이 어려웠던 부모님은 결혼 3년만에 기적처럼 찾아온 소율이를 애지중지 키웠으나 세살이던 2019년 키즈 카페에서 놀다가 물에 빠지는 사고를 당해 뇌가 제 기능을 못하게 됐다.
그 후 소율이는 2년 동안 집에서 투병생활을 했다. 코를 통해 음식물을 투입해야만 했던 소율이는 기능 개선을 위해 위로 직접 튜브를 연결하는 위루관 수술을 계획중이었다. 하지만 미처 수술을 받기도 전에 갑자기 심정지가 왔고 뇌 기능이 멈추면서 뇌사로 판정됐다.

어린 딸이 아픈 것도 힘겨운 일인데, 아빠 전기섭(43)씨에게는 더 큰 시련이 있었다. 6개월 전 소율이 엄마가 암 투병 끝에 그만 세상을 뜬 것이다.

아픈 환자 두 명을 돌보던 아빠는 하루하루 고된 삶의 연속이었고 소율이는 심한 중증 장애로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여서 24시간 곁에서 간병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중증 장애아 돌봄 국가지원을 전혀 받을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에 따르면 관계기관에 장애아 돌보미 서비스를 신청했으나 소율이처럼 중증 장애를 가진 아이를 돌봐줄 돌보미가 매칭되지 않아 2년간 단 한 차례도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나마 서울대병원의 가정방문 재활치료팀의 지원을 받은 게 전부였다.

평소 놀이터를 좋아했던 소율이는 그곳에서 2~3시간을 놀 정도로 활동적이었고 특히 그네를 타면서 까르르 웃어대던 명랑한 아이였다고 한다.
영상으로 본 발레리나를 곧잘 흉내내던 소율이를 보며 나중에 발레리나로 키우자고 했는데, 그만 사고가 닥쳤고 소율이 엄마까지 세상을 떠나면서 아빠의 근심은 더해만 갔다.

다행히 소율이 아빠가 근무하던 회사 사장은 이런 사실을 알고 배려해 줬고 덕분에 직장을 잃지 않고 일하면서 소율이를 돌볼 수 있었다고 한다.

전씨는 “소율이가 얼마 버티지 못할 것 같다는 의사 얘기를 듣고 이대로 한 줌의 재가 되는 것보다는, 심장을 기증해 누군가를 살릴 수 있다면 너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심장을 이식받은 아이가 살아있는 동안은 소율이 심장도 살아 있는 것이라 생각하니 많은 위안이 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문인성 원장은 “최근 어린이들의 계속되는 장기기증으로 마음 한 켠이 무겁다“면서 “소율이 사연을 통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구제할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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