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체감적 스태그플레이션

2021. 11. 2.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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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도 아니고, 스태그플레이션도 아니다.

'체감적' 스태그플레이션이 맞는다.

체감물가를 가지고 인플레이션을 주장하는 의견도 상당하다.

스태그플레이션이 아니라 '체감적' 스태그플레이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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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인플레이션도 아니고, 스태그플레이션도 아니다. ‘체감적’ 스태그플레이션이 맞는다. 한국 경제의 시대적 문제에 대응할 정책 의제가 필요하다. 인플레이션은 물가가 전반적으로 꾸준히 오르는 현상이다. 2021년 하반기에 소비자물가가 급등하는 현상이 있지만, 일시적인 일일 뿐 장기적으로 지속할 것이라는 근거가 없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 이후 2.3~2.6% 수준을 6개월간 유지하고 있다. 1년 이상 물가가 상승한 적도 없고, 목표물가 2% 임계치를 큰 폭으로 초과한 적도 없다. 한국은행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올해 2.1% 수준으로 전망했으며, 내년에는 1.5%로 둔화할 것으로 판단했다.

인플레이션 공포를 주장하는 의견은 주로 자산 버블과 혼동한 데서 오는 것 같다. 인플레이션은 말 그대로 소비 품목의 가격 등락을 설명하는 표현일 뿐, 자산가치 상승을 반영한 것은 아니다. 필자가 ‘위드 코로나 2022년 경제전망’을 통해 밝힌 대로 팬데믹 위기 이후 유례 없는 완화적 통화정책을 도입함에 따라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가치가 급등했다. 인플레이션과 자산 버블을 혼동하면 안 될 것이다.

체감물가를 가지고 인플레이션을 주장하는 의견도 상당하다. 어제오늘 식탁에 오르는 식료품 가격을 두고 인플레이션이 왔다고 인식할 수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60여 소비 품목의 가격에 가중치를 반영해 ‘전년 동월’과 비교해 등락률을 계산한다. 체감물가는 소비 품목의 전반적인 가격을 반영할 수도 없고, ‘어제’와 비교한 등락률일 가능성이 높다. 원래 체감과 지표의 괴리가 존재하는 것이지, 체감만을 가지고 지표가 틀렸다고 주장할 수 없다.

최근 기조적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배경을 보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2022년까지 장기화할 것으로 판단하기 더욱 어렵다. 첫 번째 배경은 통화정책이다. 유례 없는 수준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돈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물가를 상승시켰던 것처럼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전환하면서 물가 하방 압력이 시작된다. 두 번째, 공급망 병목 현상이다. 공급망 병목 현상은 2021년에 집중됐고, 2022년까지 ‘장기화’할 우려가 있지만 ‘격화’될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100원에서 200원으로 오르면 100% 상승이지만, 200원에서 300원으로 오르면 50% 상승이다.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면 상승률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세 번째, 기저효과다. 2021년의 물가상승률은 2020년과 비교한 것이다. 2020년 국제유가가 마이너스 37달러를 기록하지 않았는가. 2020년까지만 해도 심각한 디플레이션에 빠질 것을 경고하지 않았는가. 2022년에는 기저효과가 경감되면서 물가상승률이 둔화할 것이다.

스태그플레이션이 아니라 ‘체감적’ 스태그플레이션이다. 스태그플레이션은 저성장·고물가를 뜻한다. 지표상으로는 저성장도 아니고 고물가도 아니다. 그러나 국민의 체감은 극심한 저성장·저고용·저소득에 빠져 있고, 고물가·고금리·고비용에 허덕이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국민이 대부분 가난하고 비참하게 사는데 그 나라가 부유하다고 말할 수 없다(No society can surely be flourishing and happy, of which the far greater part of the members are poor and miserable).”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가 남긴 말이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없음에 안도해서는 안 된다. ‘체감적’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2022년의 정책 의제를 제시하고 대응책을 모색해야 한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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