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만6799가구 연내 분양한다지만..1000가구 이상 대단지 경기·인천에 집중

정다운 2021. 11. 1.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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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까지 경기도를 중심으로 수도권에서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 분양이 쏟아진다. 분양가 산정 제도 개편이 예정된 가운데 인근 집값 대비 저렴하게 내 집을 마련할 마지막 기회라는 얘기도 나온다. 다만 서울에서는 올해 분양을 계획했던 주요 단지들이 줄줄이 일정을 연기하고 있어 분양 가뭄이 계속될 예정이다(박스 기사 참조).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4분기 수도권에서 분양을 계획한 1000가구 이상 단지는 22곳, 4만5144가구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경기도 물량이 2만1559가구고 서울 1만6799가구, 인천 6786가구다.

청약 시장에서 대단지 아파트는 중소 단지에 비해 인기가 높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6~8월까지 3개월간 1순위 청약을 신청한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 10곳 중 9곳이 1순위에 청약을 마감했다. 인천 계양구 ‘힐스테이트자이계양(2371가구)’은 49.1 대 1, 경기 안양시 ‘평촌 엘프라우드(2739가구)’는 12.7 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했다. 반면 총 67가구 나 홀로 아파트인 ‘우장산한울에이치밸리움’ 아파트는 1순위 청약 37가구 모집에 2288명이 몰렸지만, 정작 당첨자 가운데 18명이나 무더기로 계약을 포기했다.

대단지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있다. 1000가구 이상 단지는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개발 부지의 5% 또는 가구당 3㎡ 이상을 공원과 녹지로 조성해야 한다. 부지가 넉넉해 조경, 커뮤니티 시설이 잘 갖춰진 것이 장점이다. 또 가구 수 자체가 많다 보니 인근에 대형마트, 병원 같은 각종 생활 인프라 시설도 속속 갖춰진다. 가구 수가 많을수록 가구당 관리사무소 인건비 부담이 줄어들다 보니 중소 단지에 비해 관리비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우가 많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1000가구 이상 단지는 주로 대형 건설사 브랜드가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며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9510가구), 강동구 고덕그라시움(4932가구) 등과 같이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아 가격을 주도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수도권 대단지 분양 어디?

▷용인·광명·파주·인천서 공급 잇따라

경기도에서는 용인, 광명 일대 공급이 쏟아진다. 현대건설은 경기 용인시 처인구 모현읍에 ‘힐스테이트몬테로이’를 공급한다. 이 아파트는 1~3블록으로 나뉘어 순차적으로 분양 일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모두 합하면 총 3731가구에 이르는 대단지다. 전용 59~185㎡로 평면도 다양하다. 고산나들목, 태전분기점을 이용하면 판교, 분당신도시 이동이 수월하다. 차량으로 10분대 거리에 경강선 경기광주역이 위치해, 경강선·신분당선 판교역까지 10분대, 신분당선·2호선 강남역까지 30분대 이동이 가능하다.

광명에서도 대단지가 나온다. 광명2구역을 재개발하는 ‘베르몬트로 광명’이 눈길을 끈다. 현대엔지니어링, 대우건설, 롯데건설이 공동 시공하는 이 단지는 전용 36~102㎡, 총 3344가구로 구성된다. 일반분양 물량도 726가구로 넉넉하다.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이 밖에 파주 운정신도시에서는 ‘푸르지오파르세나(전용 59~84㎡, 1745가구)’가 분양을 기다리고 있다. 후분양 단지로 내년 8월 준공 예정이어서 입주가 1년도 남지 않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인천에서도 대형 건설사 물량이 꽤 많다. GS건설은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서 ‘송도자이 더 스타’를 분양한다. 전용 84~151㎡, 총 1533가구 규모로 지상 최고 44층 고층 단지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인천~안산 구간이 지나는 등 교통 호재도 풍부하다. 같은 지역에서 연말 분양될 ‘송도힐스테이트(1319가구)’도 1000가구 넘는 대단

지다.

반면 분양 연기 가능성이 큰 단지를 제외하면 서울에서 연내 공급될 가구 수는 2000가구가 채 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1000가구 넘는 대단지도 올해는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그나마 동부건설이 짓는 은평구 센트레빌파크프레스티지(역촌1구역, 752가구), 관악구 봉천4-1-2구역(997가구) 등이 연내 공급이 가능해 보인다.

분양 밀린 서울 단지들

둔촌·신반포15·이문1 줄줄이 ‘또 내년으로’

연내 분양이 계획돼 있던 서울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공급이 강남권을 중심으로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실제 공급됐거나 공급될 민간 아파트는 1만6810가구로 추정된다. 올 초 부동산R114가 전망했던 분양 계획 물량(4만4722가구)의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연내 분양이 점쳐졌던 강남구 청담동 청담르엘(청담삼익 재건축)이 분양가 산정, 오염토 발견 등 문제로 분양 일정을 내년으로 미뤘다. 이 아파트는 철거 과정에서 오염토가 발견돼 이를 정화하는 과정에서 착공 일정이 11월로 연기됐다. 현재 공사비 정산, 분양가 산정과 관련해 평가 업체를 선정하는 중이라 이후 관리처분계획변경인가까지 받고 분양가를 확정하려면 내년 상반기에야 분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불리는 둔촌올림픽파크에비뉴포레(둔촌주공 재건축) 분양 일정은 내년 2월로 잠정 결정됐다. 조합은 11월 택지감정평가기관과 용역 계약을 맺고 12월 중 분양가 심사를 신청한다는 그림을 그린다. 이후 내년 2월 관리처분총회와 함께 입주자 모집공고를 낼 계획이다. 분양가를 구성하는 택지비, 고정건축비, 가산비가 내년에 각각 오르면 일반분양 가격이 3.3㎡당 4000만원까지도 오를 여지가 생긴 상황이다.

서울 서초구 방배6구역 분양도 내년 이후로 미뤄졌다. 지난 9월 방배6구역 조합은 DL이앤씨와의 시공사 계약을 해지하기로 결정하고 새 시공사 선정 절차에 돌입했다. 오는 12월이나 내년 1월에야 시공사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방배5구역도 연내 분양이 결국 물거품이 됐다. 방배5구역은 최근 분양가 상향 논란에 휩싸이며 연내 분양이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연이어 토지 오염 문제까지 불거지며 결국 내년으로 분양이 연기됐다. 조합 측이 제시한 정화 기간을 최소 10개월로 감안해도 분양은 내년 8월 말에나 가능하다. 서초구에서는 앞서 서초구 래미안원펜타스(신반포15차 재건축)도 분양 일정을 내년 상반기로 연기했다.

올 하반기 분양을 추진하던 송파구 잠실진주 재건축 조합도 내년 분양 일정을 확정했다.

강북권에서는 일반분양 물량이 1000가구에 육박해 주목을 받았던 동대문구 이문1래미안(가칭) 재개발이 올 하반기에서 내년으로 분양을 연기했다. 은평구 대조1구역(1971가구)도 공사비와 분담금 증가를 놓고 시공사와 갈등을 빚으며 분양이 예정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성동구 푸르지오파크세븐(행당7구역)도 내년으로 분양을 미뤘다.

문제는 분양 일정이 줄줄이 밀리면서 둔촌주공처럼 일반분양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분양 일정이 뒤로 밀릴수록 택지비와 고정건축비는 늘어난다. 분양가 산정 시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을 매수하자니 대출이 여의치 않고 청약 일정은 기약 없이 밀리고 있다”며 “내년 분양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커진 만큼 무주택자의 내집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다운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32호 (2021.11.03~2021.11.0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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