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버스서 양배추 패대기..'오겜' 필리핀 배우가 당한 인종차별

정우진 2021. 11. 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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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출연한 필리핀 배우 크리스찬 라가힐이 한국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던 경험을 털어놓았다.

라가힐은 지난 24일 유튜브 채널 '아시안 보스'에 출연해 한국 생활 도중 느낀 고정관념에 대한 질문을 받자 "고정관념이라기보다 인종차별에 가깝다.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며 "마을버스 뒷자리에 앉아 가고 있었는데, 어떤 여성이 양배추를 내 얼굴에 던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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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50대 여성이 '버스에서 내리라'며 양배추 얼굴에 던져"
'오징어 게임'에 출연한 필리핀 배우 크리스찬 라가힐이 지난 24일 유튜브 채널 '아시안 보스'에 출연해 한국에서 겪은 인종차별 경험을 털어놨다. 유튜브 채널 '아시안 보스' 캡처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출연한 필리핀 배우 크리스찬 라가힐이 한국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던 경험을 털어놓았다.

라가힐은 지난 24일 유튜브 채널 ‘아시안 보스’에 출연해 한국 생활 도중 느낀 고정관념에 대한 질문을 받자 “고정관념이라기보다 인종차별에 가깝다.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며 “마을버스 뒷자리에 앉아 가고 있었는데, 어떤 여성이 양배추를 내 얼굴에 던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주 작은 버스라 좌석도 얼마 없었고 몇몇 사람들은 서 있었다. 그런데 5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나를 계속 쳐다보더라. 처음엔 내 앞자리에 앉은 남학생을 보는 줄 알았는데, 몇 분 뒤 내 얼굴로 날아온 무언가에 얼굴을 맞았다”며 “그 여성이 양배추를 내 얼굴에 던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가힐은 “당시 안경을 쓰고 있었는데 안경이 바닥에 떨어진 채 부러져 있었다”며 “앞이 잘 보이지 않아 부러진 안경을 쓰고 ‘양배추를 왜 던졌냐’고 묻자 다른 승객이 ‘이 분은 당신이 한국인이 아니라서 이 버스에서 내리길 원한다. 이 버스는 한국인들이 타는 버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내게 양배추를 던진 여성은 ‘외국인은 다 나쁜 사람이야’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라가힐은 “외국인을 위한 전용 버스도 없고 이 차가 막차인데 어떡하냐. 한국말이 서툴러 택시도 타기 어렵다”고 설명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그냥 내려라”였다고 한다. 라가힐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걸 느끼고 버스 안에서 눈물을 터뜨렸다고 했다.

라가힐은 “그 당시 내게 아무도 관심이 없다는 게 가장 힘들었다”며 “버스 안에 사람이 꽉 차 있었는데 아무도 날 도와주려고 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2015년 영어 교사로 한국 생활을 시작한 라가힐은 2017년부터 단역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영화 ‘협상’ ‘승리호’ 드라마 ‘청일전자 미쓰리’ 등에 단역으로 출연했다. ‘오징어 게임’에선 276번 참가자로 등장했다. 해당 드라마에 출연한 이후 필리핀에서 주요 언론들과 인터뷰를 하는 등 주목 받고 있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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