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도전장 안철수 "놈놈놈 대선 안된다..중간평가하자"

성지원 2021. 11. 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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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오전 “정권교체를 넘어선 시대교체를 하겠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출마를 선언했지만 중도에 사퇴했던 2012년, 본선에서 3위를 했던 2017년에 이어 세번째 대선 도전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광장 분수대 앞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식을 하고 있다. 2021.11.1 임현동 기자

이날 국회 분수대 앞 잔디광장에서 선언식을 연 안 대표는 “과거를 파먹고 사는 역사의 기생 세력과 완전히 결별하고 대전환, 대혁신의 시대를 열어나가겠다”며 “국가경영을 위한 도전에 다시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대선구도는)나쁜 놈, 이상한 놈, 추한 놈만 있는 ‘놈놈놈 대선’”이라며 “기득권 양당들이 간판선수만 교체하는 정권교체는 ‘적폐 교대’다. 이제 판을 갈고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는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0년 간의 정치과정에 대해선 “국민들이 안철수에게 원한 것은 여의도식 정치가 아니라 안철수의 옷을 입고 안철수답게 정치를 하라는 것이었다”며 “제가 제 옷을 입으면 (대통령직을)누구보다 더 잘 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점으로 의학·기술 분야 전문성을 들며 “첨단 과학과 첨단 기술의 힘으로 국가 성장동력과 미래 먹거리 문제를 해결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당선되면 임기 중반에 중간평가를 받겠다”는 파격 공약도 내세웠다. 안 대표는 “임기 중반에 여야가 합의하는 조사 방법으로 국민 신뢰를 50% 이상 받지 못하거나, 22대 총선에서 제가 속한 정당이 제1당이 못 되면 깨끗하게 물러나겠다”며 “다른 모든 후보들에게도 중간평가 약속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날 안 대표는 5일 선출되는 국민의힘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여부에 대해선 “저는 당선을 목표로 나왔다. 제가 정권교체 할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특히 야권 후보들이 자신과의 단일화 방안을 제시한 데 대해 “그 분들도 각료의 한 분으로 역할을 맡기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어떤 분이 총리나 장관으로 적합한 분인지 잘 관찰할 것”이라고 했다. 안 대표 자신이 아니라 나머지 야권 주자들이 단일화 대상이라는 뜻이다. 이날 선언식에 참석한 지지자들은 안 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큰 박수를 보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광장 분수대 앞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을 마친 뒤 청년들과 '시대교체호'라고 이름 붙인 로켓 모형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11.1 임현동 기자

정치권에선 안 대표가 당분간 독자노선으로 몸값 높이기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4자대결을 전제로 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대표는 10% 안팎의 지지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철학과 교수는 “역대 대선에서 대통령 될 가능성이 높았던 후보는 호감도가 비호감도보다 높았는데, 이번 선거에선 이례적으로 여야 후보들이 전부 비호감도가 호감도보다 높다”며 “제3후보의 임팩트 파워가 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정권교체를 위해서 야권 통합이 필요하다”는 여론의 압력이 커질 수록 독자 완주가 힘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에선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그가 단일화 담판에 나섰던 ‘2012년 대선 단일화’ 모델이 유력한 시나리오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은 이날 “DJP연합식 세력연대로 공동정부를 창출할 수 있다”(홍준표 의원), “안 대표가 정치에서 많은 역할을 했지만 상응하는 대우를 받지 못했다. 소통을 하고 있다”(윤석열 전 검찰총장), “후보가 되면 바로 단일화를 추진하겠다”(유승민 전 의원) 등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안철수와 결별하면 대통령이 된다”는 등의 강한 표현으로 안 대표와 선을 그어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과의 악연이 향후 단일화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안 대표의 출마선언에 대해 “무운을 빈다”는 짧은 소감을 남겼다.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그에게 정치를 배운 이 대표는 공통적으로 ‘안철수는 달래가며 협상할 상대가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결국 대선후보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의당 핵심관계자는 “치열하게 붙을 상황이 올 텐데, 국민의힘이 덩치로 밀어붙이면 그런 단일화는 안 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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