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의 '방북 약속' 띄우는 청와대..교황청 보도자료선 방북 언급 없어

유지혜 2021. 11. 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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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방북을 다시 제안했다. 코로나19 국면 이후 흔치 않은 대면 정상외교의 기회를 ‘교황 방북’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바티칸의 교황궁 서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교황님께서 북한을 방문해 주신다면 한반도 평화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한국인들이 큰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여러분들은 같은 언어를 쓰는 형제”라며 “북한에서 초청장이 오면 평화를 위해, 여러분들을 도와주기 위해 기꺼이 (북한에) 갈 수 있다”고 답했다.

이튿날인 지난달 30일엔 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방북을 요청한 사실을 직접 설명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로마 누볼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 환영식에 앞서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교황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축원해 주셨고, 초청을 받으면 북한을 방문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반가운 소식”이라며 “(한반도 문제 해결에) 진전을 이루고 계시다”고 답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을 지지한 것처럼 들릴 수도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2~3분간 ‘조우’한 것으로 통역 등을 고려하면 행사장에 선 채로 짧게 인사말 등의 이야기를 나눈 셈인데, 서면 브리핑까지 낸 건 지나쳐 보인다. 백악관은 해당 조우에 대해 보도자료를 내지 않았다. 교황청 공보실은 문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만남 관련 보도자료를 내면서 방북 관련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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