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종전선언 진지한 협의했다"는데..관련 언급 없는 美

박현주 2021. 10. 31.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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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31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을 만났다. 외교부는 "한ㆍ미가 종전선언과 관련한 진지한 협의를 했다"고 밝혔지만 미 국무부 보도자료에는 관련 내용이 등장하지 않아 온도 차를 드러냈다.

31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 이탈리아 로마에서 만난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외교부.


韓 "종전선언 진지 협의"..관련 언급 없는 美


외교부는 이날 열린 30분간 회담에 대해 "양 장관이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종전선언을 포함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조기 재가동 방안에 대해 진지한 협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한ㆍ미 관계 현안과 코로나19 대응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회담 직후 미 국무부가 발표한 보도자료에는 종전선언 관련 언급은 없었다. 미 국무부는 이날 회담 개최 사실을 알리며 "굳건한 한ㆍ미 동맹을 재확인하고, 코로나19와 기후 위기 등 21세기에 세계가 맞닥뜨린 과제를 다루기 위한 포괄적인 파트너십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일치된 공약(shared commitment)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31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 개최된 한ㆍ미 외교장관 회담 관련 미 국무부 보도자료. 미 국무부 홈페이지 캡쳐.


핵심 사안 관련 이견 계속?


이를 두고 종전선언을 둘러싼 핵심 사안에 대한 한ㆍ미 간 입장 차가 쉽사리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정 장관은 지난 5일(현지시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 참석차 방문한 프랑스 파리에서도 약식으로 블링컨 장관을 만나 종전선언의 필요성을 설득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도 바이든 행정부를 향해 "협상 테이블에서 북한에 제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조치를 설명할 것"을 제안하며 그 예로 종전선언을 꼽았다.

지난달부터 정 장관을 비롯한 한국 외교ㆍ안보 라인이 총출동해 각 급에서 종전선언 관련 설득에 나섰지만 미국 측은 꾸준히 신중한 입장이다. 최근 들어선 미국의 외교ㆍ안보 사령탑이 양국 간 이견 가능성까지 직접 거론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중앙일보 기자로부터 "미국의 대북정책에 있어 종전선언을 얼마나 진지하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각각의 단계에 대한 정확한 순서(sequencing)·시기(timing)·조건(condition) 관련 한국과 다소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협상의 핵심인 세 가지 요소를 특정해 종전선언과 관련한 미국 내 우려를 시사한 것이다. 종전선언을 둘러싼 한ㆍ미 간 협의에 차질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자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 28일 브리핑을 자처해 "(종전선언 관련 한ㆍ미 협의는) 상호 바람직한 방향으로 진지하고 속도감 있게 이뤄지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종전선언 당사국 위주 전방위 설득전


한편 정 장관은 지난 29일(현지시간)에도 이탈리아 로마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했다. 종전선언 당사국인 미국과 중국의 카운터파트와 연이어 만나며 전방위 설득전에 나서는 모양새다.

다만 한ㆍ중 외교장관 회담 이튿날인 지난 30일 한국 외교부가 "(한ㆍ중 외교장관은) 종전선언 문제를 포함하여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조기 재가동을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솔직하고 심도 깊은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힌 것과 달리 같은 날 중국 외교부 자료에는 종전선언 관련 언급이 없었다. 다만 중국 외교부는 "중국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진전시킬 모든 노력과 제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정 장관은 지난 27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을 만나 종전선언에 대한 지지를 구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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