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블링컨 로마 회동..中 "대만 문제 잘못 처리하면 미·중 관계 파국"

권지혜 2021. 10. 31.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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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대만 문제를 잘못 처리하면 미·중 관계에 전면적인 파국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회담 직후 자료를 내 "블링컨 장관은 인권, 신장, 티베트, 홍콩, 대만과 관련한 행위 등 미국과 동맹 및 파트너들의 가치에 역행하고 국제 규칙에 기반한 질서를 훼손하는 중국의 행위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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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현상 변화든 대만해협 위기 초래" 경고
알래스카·톈진·취리히 이어 대화 지속
美 "대만, 인권 등 中행위에 우려 제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31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 정상회의(G20)가 열린 이탈리아 로마에서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대만 문제를 잘못 처리하면 미·중 관계에 전면적인 파국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장관의 만남은 지난 3월 격렬한 언쟁이 오갔던 알래스카 미·중 고위급 회담 이후 7개월 만이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미·중간 가장 민감한 현안으로 대만 문제를 지목하며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현재 대만 정세의 문제점은 대만 당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깨려고 하고 미국이 이를 방임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 측이 대만 독립의 심각한 위해를 인식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어떠한 현상 변화도 모두 대만해협의 안정을 심각하게 해칠 것이며 심지어 대만해협 위기를 조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진정한 하나의 중국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31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 정상회의(G20)가 열린 이탈리아 로마에서 만나 회담을 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왕 부장은 “최근 몇 년간 미국의 잘못된 대중 정책 때문에 양국 관계가 전면 충돌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 내정에 제멋대로 간섭해 이번 회기 미 의회에 300여건의 반중 결의안이 제출됐다”며 “미국은 900여개 중국 기관과 개인을 제재 대상에 올려놓아 양국간 정상정인 교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덧붙였다. 왕 부장은 미국이 중소 국가들에도 반중 노선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는 양국 국민의 이익과 국제사회 기대에 부합하지 않으며 시대 흐름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 미·중은 3월 앵커리지 회담을 시작으로 중국 톈진(7월), 스위스 취리히(10월)에서 고위급 대화를 이어갔다. 왕 부장은 “여러 접촉을 통해 알게된 이치는 양국이 서로 존중하고 평등하게 대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중 정상이 두 차례 전화 통화에서 이룬 중요한 합의는 대화를 재개하고 대결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양국 정상의 공감대를 확실히 정착시키고 다음 단계의 교류로 나아가기 위한 정치적 준비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왕 부장은 대만 문제에 있어선 날을 세우면서도 “나는 블링컨 장관과 상시적인 관계를 맺길 원한다”고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이에 대해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계속 유지할 것임을 재확인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밝혔다. 왕 부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차 로마를 방문 중이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회담 직후 자료를 내 “블링컨 장관은 인권, 신장, 티베트, 홍콩, 대만과 관련한 행위 등 미국과 동맹 및 파트너들의 가치에 역행하고 국제 규칙에 기반한 질서를 훼손하는 중국의 행위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강한 반발에도 대만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블링컨 장관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속하길 원한다고 언급하면서도 대만해협 긴장을 높이는 중국 측의 일방적인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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