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벤처로 시작해 BT 산업 일군 'K-바이오' 기업들
대학 기반으로 창업→코스닥 입성
정부, 국가핵심산업으로 육성 계획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정부가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코로나)에 나서면서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건강관리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대비하기 위한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면서 예방?치료는 물론 건강기능식품, 자가진단 키트 등에 관한 관심도 커졌다. 국내 상아탑이 바이오 벤처기업을 육성하는 ‘메카’로 자리 잡고 있다.
2000년대 초반 바이오 벤처 창업 붐은 대학교수가 이끌었다. 바이오산업에서 대학은 제품 혁신과 기술 개발의 근원지 가운데 하나다. 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미래 시장을 전망하는 인사이트를 보유해야 하는 바이오산업 특성상 유관 분야 연구개발 인력과 인프라를 확보한 대학이 바이오 벤처 창업을 주도했다.
당시 정부는 벤처 육성 특별법을 제정하고 대학은 교수들의 벤처 창업을 독려했다. 휴직제도를 보장하고 겸업 허용, 학내 보육센터 설립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벤처 붐과 함께 바이오 기업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후반에는 벤처캐피털(VC) 역할을 하는 기술지주회사를 설립, 실질적인 경영 지원에도 나섰다. 20여 년이 지나고 바이오산업은 IT와 견줄 만한 BT 산업으로 성장했다.
헬릭스미스, 제넥신 등 국내 바이오산업을 주도하는 기업 가운데 다수는 대학을 기반으로 탄생했다. 1996년에 설립해 2005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헬릭스미스는 바이오 창업을 선도한 서울대 1호 학내 벤처로 알려졌다. 헬릭스미스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 콘퍼런스에서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의 당뇨병성 족부궤양(DFU)에 대한 임상 3상의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인 포스텍 출신 교수가 설립한 제넥신은 1999년에 설립해 10년 만인 2009년에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대학에서는 학내 창업보육센터를 설립해 혁신성장을 선도하는 기업을 육성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기업 규모와 성장 단계에 따라 맞춤형 특화프로그램을 마련해 산업 경쟁력을 높여 창업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고 있다.
경희대 창업보육센터에서 출범한 천연물 연구개발 기업 뉴메드와 바이오의약품 전문기업 팬젠 등도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경희대 윤재승 유전공학과 교수가 1999년에 설립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기업 팬젠은 2016년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빈혈치료제 ‘이프렉스’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성공하며 기술력을 증명했다. 혈우병 치료제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다. 빈혈 치료제 팬포틴은 2019년에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품목 허가 승인을 받아 지난해 2월부터 판매하고 있다.
뉴메드는 2003년 경희대 한의과대학 연구팀을 주축으로 경희대 창업보육센터 내 벤처기업으로 출범했다. 한방 약재를 이용한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뉴메드를 설립한 김호철 경희대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교수는 코넬 의대, 존스홉킨스, 북경 중의대 등 세계 유명대학 임상의학 및 기초 과학자들과 공동연구를 진행하며 국내 한의약의 과학화와 세계화에 기여했다.
아이메드(iMED)라는 독자적인 연구 개발 플랫폼을 바탕으로 어린이 키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성 원료인 황기추출물 등 복합물(HT042)을 연구 개발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2년 전보다 47% 증가했다. 올해에도 성장세를 유지하여 전년 대비 20%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뉴메드는 뇌졸중 치료제 후보물질(HT047)에 대해 식약처로부터 임상 2b IND 승인을 받아 국내 8개 대학병원에서 임상 2a를 마쳤다. 특발성 저신장 치료제 후보물질(HT073)에 대해서도 임상 2b IND 승인을 받는 등 건강기능식품 원료 개발뿐 아니라 신약 개발 회사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6월 반도체, 미래차, 바이오 분야를 '빅3' 국가전략사업으로 선정했다. 이를 육성하기 위해 ‘국가핵심전략산업 특별법’을 제정한다. 바이오 임상 인프라 확충 사업 등을 위한 예산도 책정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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