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미는 LFP 배터리, 전기차 시장 '주류' 될까

정진영 2021. 10. 31.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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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1위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의 발표 하나에 국내 배터리 업계가 이목을 집중했다.

테슬라는 일부 차종과 특정 지역 출시제품에 한해서만 적용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스탠다드 레인지' 모델에 전면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테슬라가 핵심 시장인 중국 정부에 잘 보여야 해서 CATL이나 BYD의 LFP 배터리를 적용하는 것"이라며 "LFP 배터리를 적용한 보급형 모델이 테슬라의 주력 모델이 되진 않을 것이라 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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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 '빅3' 삼원계 리튬 올인
LFP 시장 주류땐 국내 업체 타격
서울 영등포구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1층 테슬라 갤러리에서 고객들이 Model Y를 구경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글로벌 1위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의 발표 하나에 국내 배터리 업계가 이목을 집중했다. 테슬라는 일부 차종과 특정 지역 출시제품에 한해서만 적용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스탠다드 레인지’ 모델에 전면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테슬라가 세계 전기차 시장의 40~45%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LFP 배터리가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국내 배터리 ‘빅3’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등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에 거의 올인한 상황이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에선 LFP 배터리가 주류로 올라서지 않을 것으로 관측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31일 “LFP와 NCM 배터리를 비교하면 LFP 점유율은 2030년쯤 30~40% 수준이 한계치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LFP 배터리가 가진 한계(무게 저밀도 등)를 기술 개발로 개선할 수 있다고 해도, 개발의 폭이 NCM이나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같은 삼원계 배터리보다 좁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테슬라뿐 아니라 메르세데스 벤츠, 폭스바겐, 포드 등 완성차 업체들은 잇따라 LFP 배터리 적용 계획을 내놓고 있을까.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다. 전기차 생산 원가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배터리 비용을 낮추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여기에다 최근 몇 년간 발생한 전기차 화재의 원인 가운데 상당수가 삼원계 계열 배터리라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 LFP 배터리는 NCM 배터리에 비하면 가격이 20%가량 저렴하고 열 안정성 면에서 유리하다.


반면, 단점도 명확하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LFP 배터리가 ‘주류’로 올라서지 못한다고 입을 모은다. LFP 배터리는 동일 에너지 밀도를 기준으로 NCM 등 삼원계 배터리보다 부피가 크고 무거워서 주행거리가 짧다. ‘셀투팩’(배터리모듈을 생략하고 배터리셀에서 배터리팩으로 이어지는 기술) 기술을 적용해 에너지 밀도를 높여도 1회 충전시 주행거리가 400㎞ 수준을 넘어서기 어렵다. 이와 달리 NCM 배터리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400㎞ 이상인데다 제조원가도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LFP 배터리 적용을 발표한 완성차 업체들은 적용 모델을 주행거리가 짧은 도심형·보급형 모델로 한정했다. 테슬라가 언급한 스탠다드 레인지 모델은 3가지 트림(스탠다드 롱레인지 퍼포먼스) 가운데 주행거리가 가장 짧은 보급형 모델이다. 결국 주행거리가 긴 중·고가형 모델에는 NCM 배터리가 적용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테슬라가 핵심 시장인 중국 정부에 잘 보여야 해서 CATL이나 BYD의 LFP 배터리를 적용하는 것”이라며 “LFP 배터리를 적용한 보급형 모델이 테슬라의 주력 모델이 되진 않을 것이라 본다”고 진단했다. 이어 “결국은 주행거리가 500~600㎞이면서 경제성 있는 모델을 확보하는 업체가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라 덧붙였다.

그러나, 충전소 등의 인프라가 지금보다 많이 갖춰진다면 주행거리가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하지 않게 된다. 이 교수는 “충전 인프라가 충분히 보급되면 주행거리를 놓고 죽기살기로 싸울 필요가 없다”며 “결국 가격 경쟁력이 아니면 인포테인먼트 등의 성능, 외관 디자인 및 내부 인테리어, 배터리 충전 속도 등이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 내다봤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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