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동안 207구' 쿠에바스 "몸은 피곤해, 집중력은 좋았다"
사흘 전에 108개를 던지고, 또 99개를 던졌다. 윌리엄 쿠에바스(31·KT)가 투혼을 발휘하며 KT의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이끌었다.
쿠에바스는 3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2021 KBO리그 페넌트레이스 1위 결정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1피안타 3볼넷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KT는 6회 강백호의 적시타로 올린 1점을 끝까지 지켜냈다. 창단 처음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해냈다.
쿠에바스는 28일 NC전에서 108구를 기록했다. 불과 사흘 만에 다시 선발로 나섰다. 올 시즌 삼성전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하며 잘 던졌다. 상대 전적은 강세다. 하지만 짧은 휴식일은 우려됐다.
3~4이닝만 막고, 마운드를 내려올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빠른 공의 구위와 변화구의 움직임 모두 좋았다. 3회까지 모두 삼자범퇴를 기록했고, 4회 2사 뒤 오재일에게 내야 안타를 내준 뒤에도 호세 피렐라를 땅볼 처리하며 무실점을 이어갔다.
상대 선발 원태인도 잘 던졌다. 5회까지 무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6회 초 2사 1·3루에서 앞선 두 차례 제압한 강백호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쿠에바스는 1-0, 1점 리드를 7회까지 지켜냈다. 외야수 제라드호잉이 주자를 1루에 두고 포구 실책 탓에 놓인 1사 2·3루 위기에서 강민호를 내야 뜬공, 이원석을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KT 불펜진은 8회부터 가동됐다. 박시영과 김재윤이 남은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우승을 확정 지었다.
경기 뒤 이강철 KT 감독은 "오늘 선발 쿠에바스가 경기를 지배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3일 휴식 후 등판이라 힘들었을 텐데 팀을 위해 희생했다. 말이 필요 없는 최고의 피칭을 보여줬다"라고 평가했다.
쿠에바스는 "불펜 투수처럼 짧게 던질 예정이었다. 몸은 힘들었지만, 집중력은 좋았다. 코칭 스태프에서 매 이닝 몸 상태를 체크했다. 오늘 던져서 이기면 2주 휴식을 취할 수 있으니, '더 던지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던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7회 호잉이실책을 범했지만, 경기를 하다 보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 투구에 더 집중했다"라며 웃었다.
쿠에바스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강철 감독이 불펜 전환을 제안하며 상심이 생겼고, 지난 8월에는 부친상을 당했다. 쿠에바스는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해 "미친 시즌이었다"라고 돌아봤다.
하지만 자양분으로 삼는다. 그는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내가 원래 갖고 있던 능력보다 더 많은 것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 무대는 한국시리즈다. 쿠에바스는 "더 좋은 투구를 보여줄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라며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대구=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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