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세페·소비쿠폰..'부스터샷' 맞는 경제, 물가 과열은 어쩌나
정부가 올해 4분기 경기 흐름이 올해 경제의 최종 성적표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각종 소비 부양책을 본격 가동한다. 동시에 내수 진작 과정에서의 물가 상승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31일 경제 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 달 1일부터 시작하는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에 맞춰 각종 내수 진작책을 펼친다. 대표적으로 그동안 방역 상황을 고려해 중단했던 소비쿠폰 사업을 모두 재개한다.
남아있는 예산이 739억원으로 가장 많은 농수산 소비쿠폰의 경우 농수산물을 살 때 20%(최대 1만원) 할인을 제공하는 내용이다. 앞으로 농수산물 소비가 충분히 이뤄진다면 최소 3695억원의 소매판매 증가 효과가 발생할 것이란 계산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정부는 외식·공연·숙박·체육·영화·여행·전시·프로스포츠 등에서 각종 할인‧환급 혜택을 제공해 민간 소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정부는 또 다음 달 1일부터 15일까지 진행하는 국내 최대 쇼핑 할인 행사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를 벌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코세페 기간(11월 1~15일) 국내 카드 승인 금액은 37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다. 정부는 올해 참여 업체가 역대 최다인 2053개(28일 집계 기준)로 늘어나며 소비 효과도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비 심리도 긍정적이다. 지난달 산업활동 통계를 보면 9월 소매판매는 화장품 등 비내구재와 의복 등 준내구재 판매가 늘며 전월 대비 2.5% 증가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완화하며 외부 활동 관련 수요가 커진 영향이다.
10월 소비자심리지수(CSI)도 106.8로 전월보다 3.0포인트 상승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00을 넘으면 앞으로의 생활형편·경기 등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9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해 낙관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은 31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단계적 일상 회복 정책은 해외 주요국의 사례와 같이 대면 서비스업의 경기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가 연말 내수 경기 띄우기에 집중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올 3분기 한국 경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과 세계적 공급망 교란 등의 영향으로 0.3% 성장하는 데 그쳤다. 앞서 한은은 3‧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6%씩은 성장해야 연간 성장률 전망치인 4.0%를 달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는 결국 4분기 경기 흐름이 올해 경제의 최종 성적표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각종 소비 부양책 쏟아붓기에 나서고 있다.
정부가 내수를 띄워 올리는 한편 물가는 점점 불안정해지고 있다. 정부가 할인 행사 등으로 가격을 낮추고, 소비자 수요가 늘면 물가 상승 압력은 커질 수밖에 없다.
다음 달 2일 통계청은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발표한다. 앞서 기획재정부도 “3%대 상승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힐 정도로 고물가(인플레이션)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물가 상승률이 3%를 넘는 것은 2012년 2월(3.0%) 이후 근 10년 만이다.
올해 남은 기간 정부가 유류세 인하와 공공요금 동결 등 물가 안정책을 병행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국제유가 등이 오르며 발생하는 세계적 인플레이션 압력을 거스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는 물가 상승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저소득 가구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물가 상승 이후 이어질 금리 인상으로 저소득층의 빚 부담이 더 불어날 수 있다”며 “코로나19 때문에 쌓인 가계 부채를 정책금융으로 흡수하고 소상공인 손실보상을 더 확충해 서민 경제를 지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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