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는 골퍼' 돼 더 매서워진 김효주
미소 끊이지 않고 분위기 메이킹 역할도
31일 제주 서귀포의 핀크스 골프클럽.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김효주(26)가 17번 홀(파3)에서 까다로운 버디 퍼트를 시도했다. 티샷한 공이 그린 옆 프린지 지역에 떨어졌고, 홀과 약 9m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그런데 이 퍼트가 오른쪽 커브를 그리더니 그대로 홀로 빨려 들어갔다. 김효주는 이내 우승을 확신한 듯 곧장 미소를 띄웠다.
이 버디 퍼트 덕분에 1~4라운드 합계 14언더파를 기록한 김효주는 이날 하루에만 8타를 줄인 이소영(24·13언더파)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지난달 19일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 이어 한달여 만에 올 시즌 국내 투어 두 번째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1억4400만원을 받았다.
김효주는 이번 대회 기간 내내 ‘즐기는 골프’를 강조하며 플레이했다. 최종 라운드에서도 추격자들이 펼치는 압박감 속에 편한 표정과 재치 있는 행동으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냈다. 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게 골프다. 누구나 좋아하는 걸 즐기다보면, 실수를 해도 계속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면서 “예전보다 긴장을 덜 하고 있다. 그러면서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먼저 플레이하던 이소영이 이날 내내 매서운 샷 감각을 발휘하고 추격했다. 그리고 김효주와 동률을 이루고서 경기를 마쳤다. 김효주는 17번 홀에서 공동 선두인 상황을 처음 알았다. 그때 그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김효주는 “그때 시도한 퍼트 만큼은 정말 열심히 쳤다”고 웃어보였다.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한 그는 동료, 후배 골퍼들의 많은 축하를 모두 받아내고서 최고의 순간을 즐겼다.
프로 데뷔 후 국내 투어 통산 13번째 정상에 오른 김효주는 통산 최다승 부문에서 고(故) 구옥희, 신지애(이상 20승), 고우순(17승), 장하나(15승)를 바짝 뒤쫓았다. 김효주는 국내에서 1주일간 휴식을 가진 뒤에 이달 18일부터 나흘간 열릴 LPGA 투어 시즌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을 끝으로 올 시즌을 마무리한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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