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망친 장본인" vs "파리 떼 우글"..격화하는 尹·洪 갈등

김기정 2021. 10. 31.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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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25일 오후 대전시 서구 만년동 KBS대전방송총국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남·충북지역 대선 경선 후보 합동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만하고 막말하는 ‘독고다이’는 결코 지도자가 될 수 없습니다.” (주호영 의원)
“품격있는 경쟁을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철규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 소속인 국민의힘 주호영(상임선대위원장), 이철규(조직본부장) 의원이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경쟁 후보인 홍준표 의원을 겨냥해 남긴 글이다. 전날 윤 전 총장 캠프 종합지원본부장인 권성동 의원도 SNS를 통해 “두 번이나 당 대표를 하며 당을 망친 장본인이, 그렇게 대통령이 되고 싶어 중상모략하느냐”며 홍 의원을 비판했다.

이에 홍 의원도 “온갖 추태가 난무한다”, “구태들 모아놓고 구태 경선을 하니 김종인 위원장이 파리 떼가 우글거린다고 한 것”(30일 페이스북)이라며 맞받아쳤다. 국민의힘 책임당원 투표 시작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윤 전 총장 측과 홍 의원 측의 ‘당심(黨心)’ 잡기 경쟁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尹 “당심 압도적 지지” vs 洪 “민심이 당심”


두 후보 진영 간 갈등은 전날 서울대 동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 올라온 글이 발단이 됐다. 자신의 아버지가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이라고 소개한 작성자는 “윤석열 캠프에서 아버지한테 매일 독촉 전화를 한다. 정확히는 캠프가 아니라 주○○, 권○○ 등 중진 국회의원”이라며 “전화해서는 공천 등을 빌미로 협박한다. 예를 들어 ‘너네 지역에서 윤석열 후보 득표율이 많이 나와야 공천 줄 수 있다. 안 그러면 국물도 없다’는 식”이라고 썼다.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

이에 홍 의원 측은 “주호영, 권성동 의원의 당적 박탈을 요구한다”(여명 대변인)며 강하게 반발했다. 반면 윤 전 총장 측은 “허위사실이자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불법행위”라며 “형사고발을 통해 실제 작성자와 작성 경위를 명명백백히 따질 것”(권성동 의원)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아 시민들의 환호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정치권에선 양 후보 진영의 갈등 격화 원인으로 50%에 달하는 국민의힘 본 경선의 책임당원 투표 비중을 꼽는다. 국민의힘에선 ‘당심’은 윤 전 총장이, ‘민심’은 홍 의원이 각각 다소 앞선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이 때문에 윤 전 총장 측은 지역 당원 조직의 책임자인 현역 의원 및 당협위원장을 잇따라 영입하며 세 불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강세를 보이는 당원 지지 격차를 벌려 본 경선에서 우위를 차지한다는 전략이다. 윤 전 총장 측은 “‘현찰(조직)’을 가진 현역 의원과 당협위원장이 압도적으로 윤 전 총장을 지지한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결선투표에 즈음한 대국민·당원 호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 의원도 ‘조직 열세’를 시인한다. 다만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측에 국회의원들이 거의 없었다”며 “당시 노무현 바람은 조직이 아닌 국민으로부터 불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서도 “민심을 거역하는 당심은 없다”며 당원들의 자유투표를 독려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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