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번째 경기 맞이한 KT-삼성, 모든 것을 쏟아야 한다

유준상 2021. 10. 3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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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31일 대구서 1위 결정전.. 쿠에바스-원태인 선발 맞대결

[유준상 기자]

결국 10월 30일까지도 정규시즌 우승팀이 나오지 않았다. 이제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는 대구로 향한다.

KT와 삼성은 31일 오후 2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1위 결정전을 갖는다. 2020시즌을 앞두고 도입된 타이브레이커 제도에 따라서 두 팀은 단판 승부로 한국시리즈 직행 및 정규시즌 우승팀이 가려진다.

단순히 1, 2위를 정하는 경기이기 때문에 이날 경기가 정규시즌 개인 및 팀 기록에 영향을 주진 않는다. 오직 승리만이 필요한 경기다. 게다가 올 시즌 후반기에 폐지됐던 연장전 역시 다시 부활하고, 승패를 가릴 때까지 계속되는 '끝장승부'로 치러진다.
 
 두 팀의 1위 결정전에서 선발로 예고된 투수는 윌리엄 쿠에바스와 원태인이다.
ⓒ KT 위즈, 삼성 라이온즈
 
이틀 쉰 쿠에바스 내세운 KT, 불리함 극복할 수 있을까

불과 2년 전, 시즌 성적과 승률 모두 같았던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는 상대 전적으로 희비가 엇갈렸다. 9승 7패로 우위를 점한 두산이 최종일에 NC 다이노스를 이기면서 SK가 정규시즌 2위로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만약 타이브레이커가 없었다면 SK에 이어 KT 역시 허무하게 1위 자리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

물론 여러 측면에서 삼성보다 KT가 불리한 위치에 놓여있는 게 사실이다. 무려 8일을 쉬고 나오는 삼성 선발 원태인에 비해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가 이틀밖에 쉬지 못하고 선발 중책을 맡은 것이 다소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이번주 KT는 NC와의 더블헤더를 치르는 등 선발진 소모를 피할 수 없었다. 순위가 결정됐다면 조금이나마 여유가 있었지만, 30일 SSG전에서 고영표까지 불펜으로 등판하는 등 이강철 감독은 '내일이 없는' 투수 운영을 가져가는 모습이었다.

28일 NC와의 더블헤더 2차전서 쿠에바스가 던진 공은 무려 108개로, 이틀 쉰 선수에게 이닝을 길게 맡기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경기 초반 상대에게 분위기를 내주지 않으면서 구원 투수들이 연달아 나오는 수밖에 없다. 데스파이네, 소형준, 고영표 정도를 제외하면 모든 투수가 대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2~23일 삼성과의 2연전을 모두 내줄 당시 총합 2점에 묶였던 타선의 분발도 요구된다. 전날 무려 5명의 타자가 멀티히트 활약을 펼칠 정도로 이미 예열을 마친 가운데, 원태인을 포함해 삼성 마운드를 쉴 새 없이 두드릴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사실상' 첫 라팍에서의 가을야구, 삼성은 하던대로 하면 된다

27일 키움 히어로즈전서 3-8로 패한 삼성은 29일 NC전마저 내주면서 한때 우승 도전에 제동이 걸리는 듯했다. 그러나 타자들의 활약으로 탄력을 받으면서 가장 중요했던 144번째 경기를 잡아냈고, 10월의 마지막날을 홈 팬들과 라이온즈파크에서 맞이하게 됐다.

올 시즌 16번의 맞대결에서 9승 1무 6패로 앞선 삼성이 홈 어드밴티지를 얻었고, 팬들의 열렬한 응원 속에서 1위에 도전한다. 2016년 라이온즈파크 개장 이후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삼성에게는 사실상 새 구장에서 치르는 첫 번째 가을야구다.

원태인도 오래 쉬었지만, 불펜 운영에도 큰 문제가 없다. 30일 선발이었던 뷰캐넌이 4회도 채우지 못하고 내려갔음에도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최채흥이 홀로 4.1이닝을 도맡았고, 오승환 이외에는 필승조가 한 명도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김윤수, 최지광, 우규민 모두 나올 수 있다.

144번째 경기의 타선은 KT보다 훨씬 뜨거웠다. NC전서 홈런 세 방을 포함해 12개의 안타를 몰아쳤고, 11점을 뽑아냈다. 특히 한방을 때려야 할 피렐라와 오재일이 홈런포를 가동한 점이 반가웠다. 원활한 마운드 운영을 장담할 수 없는 KT를 경기 초반부터 공략한다면, 어쩌면 생각보다 싱겁게 1위를 확정지을지도 모른다.

마운드든 타순 구성이든 정규시즌과 크게 다를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말 그대로 삼성은 하던 대로 하면 된다. 이날 1위가 확정된다면 올해 더 이상 라이온즈파크에서 경기를 할 순 없지만, 팬들은 선수단이 대구로 돌아오지 않길 바라고 있다. 약 2주간 재정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선 안 되는 삼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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