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바이든에 '교황 방북 제안' 설명..바이든 "반가운 소식"
문재인 대통령은 30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방북을 요청한 사실을 직접 설명했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이탈리아를 방문한 문 대통령은 이날 로마 누볼라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 환영식에 앞서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어제 (바이든 대통령이)교황님을 뵌 것으로 들었다”며 “나도 뵈었는데, (교황이)한반도 평화를 위해 축원해 주셨고, 초청을 받으면 북한을 방문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대해 “반가운 소식”이라며 “(한반도 문제 해결에)진전을 이루고 계시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문 대통령께서 오셨으니 G20도 다 잘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프란치스코 교황과 연이어 면담했다. G20 정상회의에 앞서 교황과 별도 면담을 한 정상은 두 사람뿐이다. 두 사람은 모두 가톨릭 신자다.
문 대통령은 2018년 첫번째 면담에 이어 이번에도 교황의 방북을 요청했고, 교황은 “북한이 초청장을 보내주면 기꺼이 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3년전 면담 때 나왔던 같은 요청과 같은 대답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교황 면담은 문 대통령과의 면담 바로 직후에 이뤄졌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번에 교황께서 G20 정상 중 두 분을 연이어 만나셨기 때문에 의미있는 역할을 해 주실 거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한ㆍ미 정상은 교황의 방북을 비롯한 한반도 문제에 대한 구체적 논의는 하지 못했다. 이날 만남이 정식회담은 물론 비공식 약식회담(풀 어사이드ㆍpull aside)과도 거리가 먼 인사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당초 이날 만남 직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두 사람의 만남을 ‘회동(會同)’이라고 했다가, 16분 뒤 별도 문자 공지를 통해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하러 가기 전 정상라운지에서 대기하다 조우해 선채로 2~3분 대화를 나눴다”며 만남의 성격을 ‘조우(遭遇)’로 수정했다.
청와대는 이번 G20 정상회의와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6)로 이어지는 다자외교 기간 중 한ㆍ미 정상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지만, 별도 회담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문 대통령은 31일 바이든 대통령이 주재하는 공급망 관련 글로벌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대면해 대화를 나눈 것은 지난 5월 영국 콘월에서 열린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이후 4달여만이다. 한ㆍ미 정상회담은 지난 5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것이 마지막이다.
로마=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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