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 반전 사태가 말해주는 것 [하재근의 이슈분석]
최근 김선호 사건이 극적인 반전을 맞았다. 처음에 전 여자친구라는 여성이 “이 남자는 사람들이 다 선한 줄 아는데 일말의 양심과 죄책감도 없는 쓰레기”, “이미지와 다르게 냉혹하고 정이 없다”고 하며 혼인과 부모님 소개 등을 약속하며 낙태를 종용했으나 낙태 후 200만원 만 줬을 뿐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인기를 얻은 후 사람이 달라졌으며 일방적으로 이별당했다고 주장했을 때만 해도 김선호가 즉시 매장되는 분위기였다. 모든 콘텐츠에서 하차했고 광고 위약금을 수십억 원 이상 물게 될지도 모른다는 주장도 나왔었다.
김선호가 사과했을 때 매체들은, 김선호가 그 여성의 주장에 대해 사실관계는 언급하지 않았음에도 김선호가 여성의 주장을 사실로 인정했다고 단정지었다. 그렇게 김선호는 천하의 패륜남이 되었다.
그후 여성이 “그분에게 사과 받았고, 서로 오해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라고 했을 때도, 오해한 부분이 뭔지 의혹이 일었으나 많은 매체들은 그 여성의 말에 대헤선 의혹을 제기하지 않았다.
그렇게 김선호가 매장됐는데 디스패치 보도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디스패치는 김선호가 양심 없는 ‘쓰레기’이고, 혼인과 부모님 소개 약속도 어기고 이별을 통보한 이중인격자라는 식의 여성 주장을 반박했다. 그 보도가 사실이라면 비록 낙태 부분에 대한 잘못은 남아있지만, 그 외에 천하의 패륜남이 된 부분만큼은 변동이 생기는 것이었다.
게다가 디스패치는 김선호가 여성의 거짓 때문에 힘들어하고 휘둘린 것처럼 보이는 정황을 제시했다. 그리고 그 여성의 사치가 김선호를 힘들게 했다는 주장도 내놨다. 이게 사실이라면 이 커플의 파경 배경에 대한 관점이 달라진다. 자의적인 왜곡 주장으로 김선호가 매장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올 만한 보도였다.
인터넷에서도 반전 사건들이 나타났다. 김선호의 대학 동창이라며 한 누리꾼이, 김선호의 인성이 나쁘다는 식으로 주장했다. 그런데 바로 이어 자신이 진짜 동창이라는 다른 누리꾼이 오해가 너무 답답해서 글을 쓰게 됐다며, 다른 건 몰라도 김선호의 인성을 비난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누구에게 폐 끼치는 거 싫어하고 싫은 말도 못 하는 바보 같은 친구, 선하고 성실한 이미지 그대로인 친구”라며 김선호 인성을 나쁘게 말한 누리꾼에게 진짜 동문 맞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자 최초 누리꾼이 자기 글을 삭제했다. 그밖의 재반박은 나오지 않았다,
대학 동창이라는 또다른 누리꾼도 나타나 김선호가 “착하고 성실한 학생”이었다고 주장했다. 고교동창이라는 누리꾼도 나타나, 김선호가 학창시절 착한 친구였고 연예인이 된 후에도 순수한 모습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에 대한 다른 동창들의 반박도 없었다.
한편 ‘갯마을 차차차’ 스태프라는 누리꾼이 김선호가 촬영장에서 예민하고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서도 다른 스태프라는 이가 바로 반박했다. 김선호가 정색했을 땐 그럴만한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고, 김선호는 “누구보다도 예의바르고 성실했던 배우”라고 했다. 자신이 김선호와 친분이 없지만 음해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안타까워 증언을 올린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다른 스태프들의 재반박도 없었다.
사정이 이러다보니 김선호가 악인이라는 식으로 나왔던 여성의 최초 폭로에 의혹이 커졌다. 게다가 유튜브나 인터넷 등에서 그 여성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이런 주장들을 모두 믿을 수 없고 누구 말이 맞는지 검증하기도 힘들지만, 어쨌든 처음에 김선호가 천하의 악인으로 낙인찍히며 매장당했던 것과는 상황이 달라지게 됐다.
앞으로 이 사건이 어떻게 진행될지 지금은 예단할 수 없다. 새로운 주장, 증언, 증거가 나올 여지도 있다. 그 여성이 증거들이 있다고 했기 때문에 그것들이 제시되는지도 지켜봐야 한다.
그래도 지금 단계에서 확실한 건 한쪽 말만 듣고 누군가를 단죄하는 건 성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처음 여성의 주장에 대해 검증도 안 한 채 김선호 매장부터 했던 건 문제였다. 그리고 많은 매체들이 그 여성의 주장에 대한 검증이 지나치게 자극적인 보도라며, 사실상 검증을 막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도 문제였다. 그리고 한쪽 말만 듣고 김선호에게 낙인을 찍은 사람들이, 사실 검증에 대해선 ‘남의 남녀 관계 일을 제3자가 어떻게 아느냐“는 식으로 나온 것도 황당했다. 이 사건은, 사생활 폭로로 한 사람이 매장될 상황까지 갔다면 그 진실성 여부를 주의 깊게 살피면서 대응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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