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떠도는 미세플라스틱 58만톤..생수병 300억개 분량"[뉴스원샷]

강찬수 2021. 10.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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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그리스 아테네 인근 그리스 해양 연구 센터에서 한 생물학자가 바다 생물 종에서 발견된 미세 플라스틱을 살펴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전 세계 해양에 떠도는 미세플라스틱 조각 숫자가 모두 24조 4000억 개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또, 해양 미세플라스틱 조각을 다 모으면 무게가 8만 2000~57만 8000톤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그렇다면 이런 숫자는 어떻게 해서 나왔을까.


27개 조사 데이터를 취합해 분석


일본과 프랑스 공동연구팀이 지난 14일 일본 시즈오카 현 시모다 앞바다에서 깔때기 모양의 그물로 미세플라스틱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국립환경과학원이 한강에서 미세플라스틱 시료를 채취하는 모습. 국립환경과학원
일본 규슈대학 응용역학연구소 부속 대기해양환경연구센터 이소베 아츠히코(磯辺篤彦) 교수가 주도한 일본·러시아·노르웨이·인도네시아 등 국제연구팀은 최근 '미세플라스틱과 나노플라스틱' 국제 저널에 게재한 논문에서 세계 해양의 미세플라스틱 분포를 추정했다.

연구팀은 우선 2000~2019년에 세계 곳곳에서 이뤄진 27건의 해양 플라스틱 조사 프로젝트에서 얻은 데이터를 취합했다. 여기에는 미세플라스틱 시료 8218건을 분석한 데이터가 포함됐다.

연구팀은 기본적으로 크기가 0.2~0.3㎜ 이상, 5㎜ 이하인 미세플라스틱 숫자 자료를 확보했다. 표층에서 수심 3m에서 측정한 자료만 활용했다.

연구팀은 섬유상(狀) 미세플라스틱, 즉 가느다란 실 모양의 것들은 분석에서 제외했다. 시료 채취 과정에서 그물 등에 의해 오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서였다.


"쓰레기 섬 주변과 유럽·동아시아 바다에 많아"


호주 시드니 맥쿼리대학 연구팀이 수집한 해양 미세플라스틱. 로이터=연합뉴스
연구팀은 해양 표층의 미세플라스틱 분포에 파도와 바람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고, 계절에 따른 분포 변화까지도 고려했다.
연구팀은 "바닷물보다 밀도가 낮은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 등의 경량 미세플라스틱의 숫자는 파도가 거셀 때 해수면 근처에서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자료 처리 과정을 거쳐 전 세계 해양 679곳에 대해 미세플라스틱 분포를 파악했다.
연구팀은 "대규모 쓰레기 섬이 있는 중위도 아열대 환류 내부뿐만 아니라 유럽 주변 바다와 동아시아 바다, 인도양 동부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많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미세플라스틱 분포 2차원 지도 완성


조사 지점별 해양 미세플라스틱 분포 ( Microplastics and Nanoplastics, 2021)
연구팀은 전 세계 해양을 경도 5도, 위도 2도 간격의 격자 모양으로 나누고, 지점별로 파악된 미세플라스틱 숫자 데이터를 적용해 미세플라스틱 분포를 나타내는 2차원 지도를 완성했다.

격자별 미세플라스틱 분포를 합산해 전체 해양의 미세플라스틱 조각 숫자도 계산했다. 미세플라스틱의 무게는 크기 분포와 성분 등을 고려해 추산했다.

이렇게 해서 최종적으로 나온 수치가 바로 모두 24조 4000억 개, 무게로는 최대 57만 8000톤이다. 이는 500mL 플라스틱 물병(무게 15g 안팎)으로 따졌을 때 약 300억 개에 해당하는 양이다.

해양 미세플라스틱 분포 평균치는 ㎢당 11만3000개(130g~2.67㎏)로 나왔다. 미세플라스틱이 가장 많이 나온 곳은 영국과 독일 사이 해역(동경 2.5도, 북위 53도)으로 ㎢당 530만 개(14.58㎏~126㎏)가 나왔다.


"파악된 것보다 더 많이 존재"


해양 미세플라스틱 분포 2차원 지도. (Microplastics and Nanoplastics 2021)
연구팀은 "데이터 수집 시기가 최대 20년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20년 사이에는 시계열에서 큰 변화가 없기 때문에 현재 분포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번 분석이 실제 미세플라스틱 분포보다 과소평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사용한 데이터에서 북위 30도~남위 30도 사이에서는 측정 데이터가 전체의 5%에 불과할 정도로 많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분석에서 제외된 0.3㎜ 이하의 미세플라스틱도 많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0.4~1㎜ 정도의 미세플라스틱 조각의 40%가 시료 채취 사용하는 미세한 그물(0.333㎜)을 빠져나간다는 보고도 있다.

수심 3m보다 더 깊은 곳에도 미세플라스틱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추가 분석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미세플라스틱 분포를 나타내는 3차원 지도를 작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사 방법 표준화도 필요


캐나다 연구팀이 채집한 북극 얼음 시료에 포함된 미세플라스틱. AFP=연합뉴스
연구팀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관리되지 않고 그대로 바다로 버려지는 지역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고, 미세플라스틱 조사 방법에 대한 표준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양에서 미세플라스틱 농도를 정확히 파악해야 미세플라스틱의 위해성을 조사하는 실험실 실험도 적절히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더 많은 자료 수집을 통해 더 상세하고 정확한 분포 지도를 작성할 필요도 있다는 것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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