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미·중 선택 강요 극복할 전략 마련해야

2021. 10. 30. 04:0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중 관계가 거칠어지고 있다.

미·중의 무역분쟁이 미래전략산업 패권 싸움으로 옮겨 붙더니 50년 넘게 유지한 '하나의 중국'이라는 외교적 합의마저 흔드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데 미국은 최근 파이브아이스(Five Eyes)에 한국이 참여토록 추진하는 등 한반도 평화유지를 위한 동맹국의 지위를 넘어 대중 포위망 구축을 위한 최전선에서의 전략적 역할을 바라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선 후보들, 원칙과 방향 먼저 제시하고 유권자 선택 받아라

미·중 관계가 거칠어지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시절 악화됐던 무역분쟁이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직후 잦아들더니 다시 무력 사용을 운운하는 정면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세계를 쥐고 흔드는 G2의 거친 공방이 지속되면 조만간 우리는 양국 모두로부터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어느 한쪽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우리로서는 심각한 문제다. 철저한 검토에 기반한 구체적인 방향 설정 없이 교과서적인 원론만 되풀이해서는 결코 극복할 수 없다.

지난 27일 미군의 대만 주둔 사실을 인정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발언이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비록 화상회의지만 리커창 중국 총리가 참석한 자리에서 홍콩과 신장·티베트 인권문제를 거론하고, 대만 방어 의지를 드러냈다. 중국 외교부는 “대만 독립은 죽음의 길”이라고 경고했고,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무력사용을 주장했다. 미·중의 무역분쟁이 미래전략산업 패권 싸움으로 옮겨 붙더니 50년 넘게 유지한 ‘하나의 중국’이라는 외교적 합의마저 흔드는 지경에 이르렀다.

대만해협에서의 미·중 갈등은 하루이틀 이야기가 아니고, 최강국의 어깨싸움이 당장 전쟁으로 직결될 가능성도 거의 없다. 문제는 지정학적으로 두 세력의 접점에 놓인 우리의 처신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속에 전쟁억지력 유지를 위한 한·미동맹의 필요성은 절대적이다. 그런데 미국은 최근 파이브아이스(Five Eyes)에 한국이 참여토록 추진하는 등 한반도 평화유지를 위한 동맹국의 지위를 넘어 대중 포위망 구축을 위한 최전선에서의 전략적 역할을 바라고 있다. 당연히 중국은 경제보복 카드를 흔들며 우리를 압박하고 있다.

우리 외교의 기본방향은 굳건한 한·미동맹으로 안보를 다지며 국제규범에 기반한 전략적 경제외교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옳은 노선이다. 그런데 막상 미·중의 선택 강요가 현실화되면 중심을 잡고 의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그때그때 임시방편으로 줄타기 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대한민국의 경제적 위상이 높아지고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이 더욱 커지는 변화에 맞춰 구체적인 시나리오까지 감안한 치밀한 전략 수립이 절실하다. 동시에 대선 후보들은 엄중한 국제정치 현실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원칙과 방향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불필요한 상호 비난 대신 격화되는 미·중 갈등 속에서 우리나라를 어떻게 이끌 것인지를 놓고 경쟁하며 유권자의 선택을 구해야 할 것이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