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경제부총리 하면 안 되나" - 유 "법무부장관 어떠냐"

조선혜 2021. 10. 29.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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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병제, 쿼터아파트 등으로 정책공방.. 홍준표 "대통령 되면 말씀"

[조선혜 기자]

 왼쪽부터 유승민,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가 29일 서울 채널A 상암 DDMC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선 경선후보자 제9차 토론회-‘일대일 맞수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홍준표 : "경제부총리 하면 안 되겠습니까?"

유승민 : "제가 대통령 되면, 홍 후보님을 법무부장관으로 할까 싶은데 어떻습니까?"

오는 11월 5일 국민의힘 최종 대선후보 결정을 일주일 앞두고 열린 대선경선 후보 간 마지막 일대일 토론에서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가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홍 후보가 먼저 "어떤 대통령을 하고 싶은가"라고 묻자, 유 후보는 "또 한 명의 실패한 대통령이 아니라, 제가 대통령이 되면 경제를 다시 일으키는 대통령이 돼서, 일자리 만들고, 소득 만들고, 세금 나오게 해서 그걸로 인구 위기,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홍 후보는 별안간 경제부총리직을 제안했고, 유 후보는 법무부장관직을 제안하며 맞받았다. 이에 홍 후보는 "저는 법무부장관 시켜주면 좋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유 후보는 이날 그동안 홍 후보가 발표한 모병제 도입, 정시 100% 전환, 쿼터아파트, 주식 공매도 폐지 등의 공약을 비판하는 데 화력을 쏟았다. 직전에 열린 윤석열-원희룡 맞수토론은 공방 없이 '맞수덕담'으로 끝났지만, 유승민-홍준표 토론은 유 후보의 송곳 검증으로 치열한 '정책공방'이 펼쳐졌다. 

유 후보는 "안보를 중시하는 분이 우리나라 안보 현실에서, 예산 현실에서, 정의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은데 왜 모병제를 주장하나"라고 질의했다. 홍 후보는 "모병제는 세계적 추세다. 징병제 31개국으로 안다. 군대 자체가 복무기간도 짧고, 사실상 나이론 군대라고 하지 않나. 관심사병만 신경 쓰고 병력이 증강되지 않는다. 점점 군대 갈 애들도 줄어든다"며 "군대에 지원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강군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답변했다. 

유승민 "모병제는 불공정" - 홍준표 "유력 집안 자제도 갈 수 있어"

유승민 후보는 "(모병제로 전환하면) 저소득층, 저학력 자녀만 (군에) 가게 되는데, 그 아이들로 강군을 만드는 게 정의롭나"라며 "미국 같은 나라는 모병제로 가서, 전쟁하는데 병력 모집이 안돼 징역 사는 죄수들을 사면 조건으로 군대에 보낸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18살을 군대로 보내고, 군대 가는 대다수가 흑인 아니면 히스패닉이다. 우리나라도 그렇게 안 된단 보장이 있나"라고 지적했다. 

홍준표 후보는 "중국의 경우 모병제를 실시한 지가 꽤 된다. 지원율이 8 대 1이다. 꼭 그렇게 볼 건 아니다"라며 "유력 집안 자제도 다 군대에 갈 수 있다. 그리고 지금 그런 식으로, 이분법적으로 보면 어느 정책이라도 실시하기 곤란하다"고 반박했다. 

대입 전형을 정시 100%, 수능 100%로 전환하겠다는 공약에 대해선 "그렇게 하면 왜 고등학교에 다니겠나. 수능·정시 100%인데 검정고시 치고, 수능 문제 달달 외우면 되지. 공교육을 완전히 없애자는 얘기 같다"고 유 후보는 지적했다. 홍 후보는 "수능으로 대학 가던 시절, 과거 제도가 공정했다고 본다. 서민 자식은 스펙 쌓을 기회가 없다"고 답했다. 

이에 유 후보는 "포항공대는 정시 0%, 수시 100%다. (이런 대학까지) 다 정시 100%로 하라는 건가. 극단적 정책"이라며 "정시 100%, 수능 100%로 하면 (학부모와 학생들은) 굉장히 부담된다. 학원에 제일 많이 가야 한다. 강남 8학군에 엄청 몰릴 거다. 이 공약은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홍 후보는 "그건 제가 대통령이 되고 난 뒤에 검토하겠다"며 한발 물러났다. 

홍 후보의 경제 공약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유 후보는 "쿼터아파트, 4분의 1 값으로 토지를 구해 (아파트를 공급) 한다는 건데, 임대부다. 몇 만호나 할 수 있나"라고 물었다. 홍 후보는 "서울 강북에 재개발하면 5만호 이상은 할 수 있는 걸로 돼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유 후보는 "(이런 방식은) 노무현 정부 때 했다가 실패했고, 이명박 정부 때 서초, 강남에서 이걸 했다. 주변시세 분양가가 6억원인데, 토지 임대부는 2억원에 분양했다"며 "나중에 시세가 비슷해져 토지임대부 분양받은 사람은 로또 당첨되듯 했다. 시민이 원하는 건 집값, 전월세를 전반적으로 낮춰 달란 거다. 소수에게 당첨되는 로또 아파트는 불공정하다"고 맹비판했다. 
 
 29일 오후 국민의힘 제20대 대선 경선후보자 제9차 토론회가 서울 마포구 상암 DDMC 채널A 상암스튜디오에서 열렸다. 이날 유승민(왼쪽), 홍준표 예비 후보가 토론회에 앞서 리허설을 하고 있다.
ⓒ 유성호
 
4분의 1 값 아파트, 공매도 폐지 공약도 '송곳' 검증

홍준표 후보는 "오해하는데, 환매조건부가 붙는다. 10년이 지나면 소유권을 인정해줘야 한다. (로또 등) 그런 식으로 말하면 지금 강남에 아파트 당첨되는 거 다 그렇다"며 "(5만호로도) 집값 안정에 큰 도움이 된다. 주변 주택이 다 안정된다. 서울만 잡으면 전국이 안정된다"고 말했다. 

유승민 후보는 "토지임대부는 (일정 기간) 임대료를 내는 거다. (그렇다면) 전세로 살든, 월세로 살지 굳이 할 이유가 있나. (10년 후 본인 소유가 되면) 시세차익이 남는 로또가 된다. 로또 아니면 장기전세다. 왜 불공정한 정책을 펴나"라고 지적했다. 

또 유 후보는 공매도 폐지 공약과 관련해 "홍 후보는 올해 말, 내년 초 경제가 굉장히 어려울 수 있다 걱정하지 않나. 그런데 경제가 어려워지면 금융시장도 불안해진다"며 "그러면 주식시장이 요동치고, 주가가 폭락한다. 만약 공매도를 전면 폐지했다 다시 부활하라고 하면 외국인·기관 투자자가 어떻게 하겠나"라고 물었다. 

홍 후보는 "그때는 상황에 따라 재검토해야 되겠다. 그런데 지금의 공매도 제도는 저는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더 많다고 본다. 그래서 공매도를 폐지해놓고, 과연 유 후보 말씀대로 그런 상황이 오면 그때 재검토를 하는 게 맞겠다"고 답했다. 

유 후보는 "글로벌 자본시장이 거의 하나의 시장 같이 돼 있는데, 우리나라만 공매도를 완전 폐지하면 우리 자본시장에 굉장히 큰 충격을 줄 거라고 본다"며 "불법 공매도, 무차입 공매도 이런 건 규제하고, 또 공매도의 상환 기간이 개인하고 기관하고 외국인에게 다른 것은 조정하자는 거다. 완전 폐지는 굉장히 위험한 발상인데, 바꿀 생각 없나"라고 다시 질의했다.

홍 후보는 "말씀대로 그런 부작용이 나타날 기미가 보이면 완전 폐지는 할 수 없겠다"고 인정한 뒤, "제가 4년 전 (대선 출마 때는) 사실 전혀 준비가 안 돼 있었다. 당에서도 공약을 마련해주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4년을 거치면서 공약을 많이 손질했다. 아까 모병제도 그런 취지에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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