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고교야구 피날레 봉황대기, 어떤 학교가 웃을까
[박장식 기자]
▲ 2020년 제48회 봉황대기 고교야구전국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인천고등학교의 모습. |
ⓒ 박장식 |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1년 고교야구 선수들에게 '피날레' 같은 대회가 찾아왔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29일 서울 목동야구장과 신월야구공원에서 봉황대기 고교야구전국대회를 한국일보와 공동으로 개최했다.
봉황대기는 고교야구 선수가 등록돼 있다면 어느 학교나 참가 가능한 유일한 대회다. 29일부터 오는 11월까지 열려, 고교야구 선수들의 2021년을 마감하는 행사가 될 전망이다. 프로팀 합류도 늦추고 학교의 우승을 위해 뛰는 선수까지 생겨나는 가운데, 이제는 2004년생 선수들이 주전이 되어 나서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코로나 19의 갑작스러운 확산세로 인해 올해는 '고교야구의 요람' 목동야구장을 떠나 대체 야구장을 찾아야 했던 고교야구도 봉황대기에서는 안정화되었다. 다시 목동야구장으로 돌아온 이번 봉황대기는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학부모 10명을 입장가능하게 하는 등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는 모습이다.
'마지막 불꽃' 3학년 선수, 2학년 선수들과 성적 합작한다
▲ 고등학교 3학년 신분임에도 봉황대기에 참가하는 경남고등학교 노운현 선수. |
ⓒ 박장식 |
대표적으로 경남고등학교 노운현 선수가 그렇다. 키움 히어로즈에 지명되어 계약까지 마친 노운현 선수는 '학생 선수의 본분을 지키고 싶다'며 프로 합류도 미루고 대회에 출전한다. 2학년 선수들이 주전이 된 가운데에서도, 이러한 3학년 선수 일부가 다른 선수들과 함께 고교에서의 '마지막 불꽃'을 태울 것으로 보인다.
대신 2학년 선수들에게 큰 기회가 돌아가면서, 지난해 비슷한 시기 개최되었던 봉황대기 대회처럼 3학년 선배들에 가려져 있었던 2학년 선수들이 고교야구 팬들은 물론, 스카우터들에게도 큰 주목을 받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미 올해 1차 지명에서 지난해 봉황대기를 기점으로 큰 주목을 받은 선수가 나왔기 때문.
서울고등학교의 좌완투수 이병헌 선수는 봉황대기 준우승엘 거두면서 큰 주목을 받아 올해 두산 베어스에 1차 지명될 수 있었다. 인천고등학교의 봉황대기 우승을 이끈 윤태현 선수는 지역 연고 구단인 SSG 랜더스에 1차 지명되기도 했다.
올해에도 주목할만한 선수들이 적지 않다. 2연패를 이끌며 눈도장을 찍은 충암고등학교의 윤영철, 통증으로 인한 등판 불발 끝에 심기일전을 노리는 덕수고등학교 심준석 등 다양한 선수들이 포진한 가운데, 어떤 선수가 우승을 향해 달려갈지 기대를 모은다.
초유의 3연패? 다른 학교의 '우승 엔딩'?
올해 고교야구는 유독 우승기를 소수의 학교가 독차지 했다. 충암고등학교는 지난 8월 공주에서 열린 대통령배, 목동과 공주에서 열린 청룡기에서 모두 우승하며 2연패의 영광을 안았다. 강릉고등학교 역시 올해 첫 전국대회인 황금사자기에서 우승한 데 이어 10월 포항에서 열린 전국체전에서 우승하는 2연패 성과를 냈다.
우승 DNA를 각인한 만큼 두 학교는 이번 봉황대기에서 초유의 3연패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그렇다고 해서 봉황대기에서도 무조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게다가 고교야구는 이변도 많고, 주목받지 못했던 학교의 활약 역시 자주 일어나는 곳이다.
3학년 선수들이 대거 불참하는 만큼 순위도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주목받지 못했던 1학년, 2학년 선수들 중에 출중한 선수가 우승 견인차 노릇을 하는 경우도 많다. 봉황대기 결과가 어떤 방향으로 향할지도 주목된다.
봉황대기가 제때 열렸다면 여름에 3학년과 2학년 선수들이 모두 어우러져 우승을 위해 바쁜 걸음을 재촉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2학년 선수들이 처음으로 주축이 되어 써내는 드라마 역시 충분한 감동을 안길 수 있지 않을까.
▲ 코로나19로 인해 7월부터 문이 열리지 못했던 목동야구장에 3개월만에 봉황대기가 개최되면서 다시 문이 열렸다. 관중석에는 학부모 역시 자리할 수 있다. |
ⓒ 박장식 |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유독 늦게 개최되었다. 당초 봉황대기의 개최 시점은 8월 말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방역 단계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수도권에서의 학생 스포츠가 모두 막혔다. 그런 탓에 대통령배, 청룡기 등의 일정이 밀리면서 대회 개최가 10월 말로 밀려났다.
코로나 19로 인해 목동야구장에서 경기를 펼치지 못했던 지난 여름과는 달리, 이번 대회는 목동야구장과 신월야구공원에서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점은 다행스럽다. 다만 여전히 확진자 숫자가 네 자릿수를 오가는 상황 탓에 2020년과 비슷한 방역 지침을 안고 갈 전망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또 있다. 학부모들의 경기장 입장이 3개월만에 허용되었다. 이번 대회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완료된 학교 관계자 및 학부모 대표가 10명까지 입장할 수 있다. 지난 대회까지는 3학년 선수들의 학부모만이 입장이 가능했다. 이번에는 고교 입학 후 2년 만에 학부모들이 드디어 아이들의 경기를 눈앞에서 볼 수 있게 됐다.
학부모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리는 제49회 봉황대기는 겨울로 넘어가는 첫 관문인 오는 11월 14일까지 열린다. 기온은 내려가지만, 선수들의 열정으로 더운 열기가 끼칠 목동야구장에서 어떤 학교가 마지막에 웃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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