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로 바닥에 본드로 손 붙였다..英 환경단체의 시위법 [영상]
영국 런던에서 기후 시위대가 도로를 점령하고 통행을 막자 분노한 운전자들이 이들의 얼굴에 잉크를 뿌리는 소동이 벌어졌다고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이 전했다.
이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30분쯤 영국 환경단체 ‘인슐레이트 브리튼’(Insulate Britain) 소속 활동가들은 런던 서부 다트포드 크로싱(Dartford Crossing) 인근 A40 고속도로를 몸으로 막아섰다. A40 고속도로는 런던의 중심부로 향하는 통행량이 많은 길이다.
이후 시위대로 인해 출근길이 막힌 운전자들은 경적을 울리며 항의하기 시작했다. 한 운전자는 차에서 내려 시위자들의 얼굴에 파란색 잉크를 뿌렸고, 다른 운전자는 스코틀랜드의 전통 악기인 백파이프를 시위자들의 얼굴 앞에서 연주하며 불만을 제기했다.
이 남성은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시위대가 구급차와 소방차가 다녀야 할 길까지 막아서고 있다”며 “나는 백파이프로 그들을 조롱했지만, 이들은 사람들의 목숨을 가지고 장난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얼굴에 잉크 세례를 맞은 77세의 은퇴한 의사 크리스티안 머리 레슬리는 “나도 이런 일을 하는 것이 싫고 슬프다”며 “평생 사람들을 돕기 위해 살아왔지만, 이젠 이런 일을 해야 하는 상황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다른 시위 참가 여성도 “이 일로 감옥에 가는 대신 정부가 올바른 일을 할 수 있게 된다면 나는 감내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망치는 일에 방관자가 될 순 없다”고 전했다. 이 단체는 A40 외에도 두 곳에서 더 도로 봉쇄 시위를 벌여 이날에만 55명이 체포됐다.
인슐레이트 브리튼은 지난 13일에도 런던 동쪽 서록에서 고속도로 교차로 바닥에 손을 접착제로 붙인 채 점거해 경찰이 약품 처리로 이들의 손을 떼어내는 소동이 있었다. 영국 탄소배출량의 약 15%가 습하고 열악한 주택 난방시스템에서 발생하기에 주택을 새롭게 단열 처리해(Insulate) 효율적인 난방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에 보리스 존슨 총리가 지난 4일 이들의 봉쇄시위에 대해 ‘무책임한 갑질’이라고 비난했지만, 캐롤라인 루커스 녹색당 의원 등이 이들의 시위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영국 내 기후 문제 논란을 부르고 있다.
한편 오는 31일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회 유엔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COP26)를 앞두고 각국 대표단 외에도 수많은 환경 활동가들이 영국으로 모이고 있다. COP26은 교토의정서(1997), 파리 기후협약(2015) 이후 가장 중요한 기후변화 회의로 각국 지도자 120여 명을 비롯해 190개국에서 3만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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