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과 함께 길어지는 켈리의 머리카락
“구단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한 전력을 만들어 놨다. LG 트윈스 파이팅.”
LG 에이스 케이시 켈리(32)가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가을야구 활약을 다짐하고 있다. LG는 2019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포스트시즌(PS) 진출에 성공했다. 2019년 입단한 켈리는 정규시즌 통산 42승(26패)을 올리며 PS 진출을 이끌었다. 헨리 소사(2015~18년 40승, KBO통산 77승)를 뛰어넘고 LG 외국인 투수 통산 최다승을 기록했다.
켈리는 강력한 구위를 바탕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유형은 아니다. 대신 다양한 구종과 노련미를 바탕으로 안정감 있는 피칭을 이어간다. 지난해 5월 16일 키움 히어로즈전을 시작으로 10월 25일 롯데 자이언츠전까지 KBO리그 역대 최다인 56경기 연속 5이닝 이상을 던지고 있다. 이 부문 1위였던 양현종(KIA 타이거즈·47경기)을 뛰어넘은 후에도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켈리는 “영광스럽고 자랑스럽다. 이런 기록을 최대한 이어가고 싶은 바람이다. LG 입단 첫해부터 구단의 지원이 있었다. 또 포수 유강남을 비롯한 팀 동료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공을 돌렸다.
1994년 이후 27년 만에 우승을 도전하는 LG는 지난겨울 “2020년 켈리가 보여준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새 투수를 찾고 있다. 켈리가 (2021년에는) 2선발이 되기를 원한다”고 했다. 하지만 올 시즌도 에이스는 켈리였다. 앤드류 수아레즈(10승 2패, ERA 2.18)는 뛰어난 구위를 갖고 있지만, 부상으로 두 달 가까이 자리를 비웠다. 국내 선발진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LG 선발 투수 중 켈리만 휴식 없이 꿋꿋이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아프지 않고 꾸준한 컨디션을 유지한 채 하이 레벨의 투구를 이어오기가 쉽지 않았다. 다행히도 잘 완주했다”고 말했다.
외국인 선수이지만, 그는 LG에 대한 애정이 누구보다 강하다. 켈리는 재계약 직후 “우리 팀이 더 높은 곳에 갈 수 있다. 우리에게는 아직 우승이라는 남은 숙제가 있다”고 말했다. 도쿄올림픽 휴식기 때 저스틴 보어와 서건창이 새롭게 합류하자 “최고 스쿼드, 전력”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그는 “팀에 큰 자부심과 애정을 갖고 있다. 그래서 내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웃었다.
‘윈 나우’를 외치는 LG가 가장 믿는 투수는 켈리다. 2019년과 2020년에도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호투, LG의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포스트시즌 통산 3경기에 등판해 모두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올렸다. 가을야구 평균자책점(2.29)도 수준급이다. 켈리는 “PS는 흥분되는 무대다. 더 많은 에너지를 쏟는다”며 “만약 올해도 내가 LG의 가을야구 첫 경기 등판 기회를 얻는다면 매우 영광일 것이다. 팀이 높은 곳까지 올라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가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공을 던지는 건 ‘야구’와 ‘가족’을 위해서다. 그는 “지난해부터 머리카락을 길렀는데 결과가 좋아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며 “만약 커트하면 첫딸이 나를 못 알아볼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이어 “아내가 지난 9월 미국에서 홀로 아들을 낳아 키우고 있다. 정말 고맙고,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LG 팬들은 항상 최고다. 우리 팀의 목표인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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