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준석 대표와 손잡을 것", 洪 "파리떼 썩은 곳에 몰려"
국민의힘 대선주자 4명은 경선 당원 투표(11월1일~4일)를 나흘 앞둔 28일 각자의 취약점을 보강하면서 막바지 유세를 이어갔다.
이날 국회에서 대국민 지지 호소 회견을 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각종 실언으로 인한 지지율 하락세를 의식한 듯 몸을 한껏 낮췄다. 그는 “정치참여 선언을 한 지 넉 달이 됐다. 미지의 길을 가다 보니 여러 차례 넘어지기도 했다”며 “신인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밤샘 노력을 해왔으며 앞으로도 피나는 노력을 할 것이다. 오늘 윤석열은 부족하다. 내일 윤석열은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의 혁신을 약속하면서 “이준석 대표와 손잡고 건전 보수는 물론 중도와 합리적 진보까지 담아내는 큰 그릇의 정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젊은 인재들이 적극 출마할 수 있게 하겠다”거나 “청년과 미래세대에게 희망을 주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떨어지는 2030 표심을 유인하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또 “윤석열로 이기는 것이 문재인 정권에 가장 뼈아픈 패배를 안겨주는 것이다. 저 윤석열을 정권교체와 정치혁신의 도구로 써달라”고 호소했다. 보육공약도 따로 내고 양육수당 인상, 영유아 돌봄 인력 확충, 육아휴직 활성화 정책을 제시하며 육아문제로 고민하는 청년층 표심을 파고들었다. 오후엔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자영업자를 ‘불나방’으로 칭했다면서 “국민이 정부가 간섭하고 통제해야 할 어리석은 존재냐”고 비판했다.
홍준표 의원은 서민복지 공약을 발표했는데, 초고령 사회에 대비한 노인복지청 신설 등 노년층을 위한 정책에 방점을 찍었다. 또 서울시 전현직 광역·기초의원 간담회를 열고 “당의 주인은 당원”이라고 강조했다. 상대적으로 열세인 노년층·당심(黨心)을 겨냥한 행보다.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의 신경전은 한층 고조됐다. 홍 의원이 “흘러간 정치인들 주워 모아 골목 대장 노릇 하는 것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파리 떼는 썩은 곳에만 몰려든다”고 페이스북에 쓰자, 윤 전 총장은 기자들을 만나 “정치 경륜이 수십 년 되신 분이 그런 말씀을 하는 것은 오히려 자기 부정 아니냐”고 반박했다.
양 캠프도 가세했다. 홍 의원 캠프 여명 대변인은 “홍 의원이 공개 구애 했지만, 윤석열 캠프로 왔다”고 한 하태경 의원 발언에 대해 “영입제안을 한 일이 없다. 주사파 출신 정치인은 영입 대상자가 아님을 밝힌다”고 맞받았다. 연일 계속되는 홍 의원 측 강공 모드에 ‘윤석열 TV’(유튜브 채널) 진행자인 서민 단국대 교수는 블로그에 “홍 의원은 자신이 되는 게 아니면 정권교체고 뭐고 다 필요 없다는 막가파의 모습”이라며 “제 주변에는 홍 의원이 이기면 본선에서 기권하겠다는 분이 늘고 있다”고 적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연합뉴스 TV에 나와 최종 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에 대해 “당원이 문제인데, 왜 내가 이재명 전 지사를 이길 수 있는지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경쟁 주자에 대해선 “윤 전 총장이든 홍 의원이든 무난하게 질 카드”라고 했고, 험악해지는 경선 분위기에 대해 “패자는 깨끗하게 승복하고 승자는 포용하면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대장동 1타 강사’라는 별명을 얻은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측에서 수억 원을 수수했다는 공익 제보를 받았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페이스북엔 “천추의 한을 남겨선 안 된다. 오로지 본선에서 이재명과 1대1로 붙어 확실히 이길 후보가 누군지만 생각해 주시라”고 적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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