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말 또 '교황 방북' 꺼낸 文..코로나 봉쇄 北 호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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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임기 말 교황 카드
문 대통령의 교황 예방은 2018년 10월 이후 3년 만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같은 해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교황을 초청하고 싶다'는 의사를 확인했다고 교황에게 전했다.
이에 교황도 "북한에서 초청장이 오면 가겠다"고 답했다. 당시 유일한 배석자이자 통역을 맡았던 한현택 신부는 "교황이 '나는 갈 수 있다'고 말했고, 영어로 말하면 'available'(가능하다)"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2013년 취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임 교황들과 달리 파격 행보를 꺼리지 않았다. 이듬해 12월 미국과 쿠바의 국교 정상화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막후 인물로 꼽히기도 했다.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등의 소외된 지역도 자주 찾았다. 2014년 방한 때는 4박 5일 동안 약 1000km 거리를 오갔고,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발신했다.
하지만 북한의 구두 초청과 한국의 중재, 교황의 이례적인 화답까지 겹쳐 2018년까지만 해도 작지 않아 보였던 교황의 방북 가능성은 이듬해 2월 하노이 북ㆍ미 정상회담 결렬 후 북한과 대화가 교착 국면을 맞으며 수그러들었다.
그러다 올해 들어 지난 6월 유흥식 대주교가 한국인 최초로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에 임명되면서 교황의 '방북 카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유 대주교는 임명 이후 기자회견에서 "교황의 방북을 주선하는 역할이 맡겨진다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고, 문 대통령도 기대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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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변수는 코로나ㆍ내부 동요
다만 현재 교황의 방북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 중 하나는 코로나19다. 북한은 지난해 1월부터 국경을 봉쇄하고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이에 더해 북한은 교황의 방북에 따른 내부 동요 가능성도 우려할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는 올해로 19년째 북한을 종교 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했다.
통일연구원이 지난 7월 공개한 '2021 북한인권백서'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이 종교를 가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북한 당국은 종교 관련 행위를 체제 전복 행위로 간주한다.
북한 헌법에는 "공민은 신앙의 자유를 가진다"는 내용 등이 담겼지만, 동시에 "종교를 외세를 끌어들이거나 국가·사회 질서를 해치는 데 이용할 수 없다"고 규정해 사실상 종교의 자유를 탄압하는 근거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다.
평양에는 천주교 성당이 있지만, 북한 주재 외교관이나 사절단, 관광객을 상대로 한 대외 선전용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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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교황 방북 실익 따져볼 北
교황 방북은 앞서 1990년대 김일성 주석 집권 당시와 2000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남북 정상회담 등을 계기로도 추진됐지만 실제 현실화한 적은 없다.
북한이 비핵화에서 갈수록 멀어지고 인권 문제에 대한 지적도 꾸준히 외면하는 상황에서 교황이 방북할 경우 북한의 선전ㆍ선동에 역이용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교황의 방북에 대해 "김정은이 무척 갖고싶어 하는 지위와 위신, 관심을 주게 될 뿐"이라며 회의적 입장을 보였다고 미국의 소리(VOA)가 28일 보도했다.
다만 이는 역으로 교황의 방북이 북한의 체제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매력을 느끼는 부분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 위원장은 집권 뒤 정상국가화에 대한 열망을 숨기지 않아왔기 때문이다. 이처럼 북한이 교황 방북을 외교 고립 탈피 등을 위한 기회로 인식한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북한은 과거에도 체제 선전을 위해 정치적으로 종교를 활용하려는 시도를 해왔고, 정상국가화를 표방하는 김정은 정권에서도 그런 수요는 유효하다"며 "북한이 교황 방북을 통해 대외 환경의 반전을 꾀할 절실함만 있다면, 이에 따르는 대내적인 부작용은 얼마든지 관리할 수 있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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