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 수주 랠리에도 본격 턴어라운드는 '아직'(종합)

박영국 2021. 10. 2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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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영업익 1417억원..환율‧공사손실충당금 환입 빼면 '제로'
수주잔고 2.5년치 넘었지만, 이전 저가수주 물량 많아 실적 개선 한계
선박수요 확대, 선가상승 지속..2023년부터 본격 턴어라운드 예상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현대중공업

한국조선해양이 3분기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리며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환율효과와 공사손실충당금 환입 등의 요인을 제외하면 실질 영업이익은 사실상 손익분기점 수준이었다.


회사측은 올 들어 신조선가가 크게 오르고 있지만, 지난해 업황 부진 상황에서 이뤄진 저가수주 물량 요인이 반영되고 있어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는 내년 하반기 이후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28일 3분기 경영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열고 매출 3조5579억원, 영업이익 1417억원, 당기순이익 192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으나 전분기 대비 6.3% 감소했다. 여름휴가에 따른 건조물량 감소로 3분기 매출이 2분기보다 부진한 계절적 요인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48.2% 증가했고, 전분기 대비로는 흑자전환했다. 한국조선해양은 2분기 강재가격 급등에 따른 공사손실충당금 반영으로 897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당기순이익은 19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및 전분기 대비 모두 흑자전환했다.


수치상 영업이익 수치는 긍정적이지만 환율효과와 공사손실충당금 환입 등 일회성 요인을 제거하면 실제 벌어서 남긴 돈은 없다.


성기종 한국조선해양 IR담당 상무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이 1184.9원으로 마감돼 전 분기보다 54.9원 상승했다”면서 “이에 따른 환율 관련 이익 1488억원이 발생했으며 그 중 현대중공업이 995억원이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2분기 반영했던 공사손실충당금 600억원이 다시 환입됐다.


성 상무는 “강재가격 협상은 2분기 실적에 포스코에서 요청했던 가격과 우리 요구가격의 중간쯤을 설정했는데 그보다 조금 낮은 가격으로 협상이 이뤄졌다”면서 “이에 따라 강재가 환입 600억원이 이뤄졌으며, 계열사별로 현대중공업 280억, 현대미포조선 120억원, 현대삼호중공업 200억원 씩이 환입됐다”고 말했다.


올 들어 조선시황이 풀리면서 수주가 급증하고 선가도 빠르게 오르고 있지만 실적에는 오롯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 수주에서 인도까지 2년가량 걸리는 업종 특성상 기존 저가수주 물량이 여전히 실적의 발목을 잡고 있는 탓이다.


회사측은 현재의 업황 호조가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시기를 2023년으로 보고 있다.


성 상무는 “3분기 영업이익은 환율 상승 효과, 공사손실충당금 환입 등을 제외하면 손익분기점(BEP) 수준이었다”면서 “현재 수주잔고가 2.5년치를 넘어가면서 계획 수주와 계획생산이 이뤄지는 시점이 됐지만 아직 이전 (저가)수주 물량이 많아 내년까진 흑자기조를 유지하더라도 실적이 크게 턴어라운드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23부터 빠르게 턴어라운드가 이뤄지고, 2024부턴 보다 보다 빠른 매출·영업이익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조선해양 3분기 경영실적. ⓒ한국조선해양

글로벌 발주 확대와 그에 따른 선가상승 흐름은 앞으로 3년 이상 계속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강재호 선박해양영업담당 상무는 “컨테이너선 발주 러시가 내년에도 계속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있는게 사실인데, 운임 시황 호황이 내년까지 계속되느냐가 중요 포인트”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환경 규제에 따른 노후선 교체가 중장기적으로 조선 시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컨테이너선사들의 수익이 급증한 상황에서 환경 규제는 더욱 강화되고 있어, 급증한 자금을 현재 가진 노후화된 선박의 교체를 위해 쓰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환경규제 시한이 다가오기 때문에 가장 빨리 (선박 건조를 위한) 슬롯을 최대한 확보하는 게 선사들에게는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사들도 환경규제 시간이 다가오며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면서 “2024년과 2025년까지도 슬롯이 대부분 확보된 상태인데 제한된 슬롯을 누가 가장 빨리 가져가느냐로 경쟁이 벌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LNG(액화천연가스)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도 가격이 치솟는 상황이다. 강 상무는 “올해 LNG선을 총 25척 수주해 2024년까지 연속 건조가 가능한 안정적 물량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LNG선 가격은 폭등했지만 물량이 없어서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카타르가스와 모잠비크 등 대형 프로젝트를 제외하더라도 2~4척씩 발주되는 중소 규모 수요가 많이 늘어났고, 슬롯을 두고 경쟁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하면 높은 가격이라도 구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런 시장 흐름을 선가 인상의 기회로 삼는다는 전략이지만 시장에 부담을 주지 않는 정도로 점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강 상무는 “선박 수주가 논의되는 프로젝트 여러 건을 가지고 있는데, 계속 선가를 인상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다만 선가를 대폭 올려버리면 시장이 위축될 수도 있으니, 시장의 충격을 완화시키면서 조금씩 단계적으로 전 선종에 걸쳐 선가를 인상시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해양플랜트도 최근 유가상승 기조로 시장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과거 발주취소 사태로 큰 타격을 입은 사례를 교훈삼아 안정적 수익성을 보장하는 데 중점을 두고 수주한다는 전략이다.


김태진 해양영업담당 상무는 “유가가 80달러를 넘으면서 신규 해양프로젝트 발주에 대한 기대감이 일고 있다”면서 “현재 카타르와 미주, 동남아, 남미 등에서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고 우리도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와 같은 유가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해양개발도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코로나 변이 확산 등 불확실성과 오일메이저들의 신재생 에너지 전환정책 등도 감안해야 한다”면서 “앞으로도 적정 물량으로 수익성 담보된 해양공사 위주로 수주하는 전략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상무는 “현재 수행하는 해양 공사는 총 3개로 2023년까지 진행될 예정인데, 이정도가 해양 야드에 적당한 물량으로 본다”면서 “내년에도 해양야드에 부하가 가지 않는 선에서 2~3개 정도의 공사를 수주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2023년 발주 예정인 주요 해양플랜트 프로젝트로 카타르 노스필드, 남미지역, 멕시코만 등 4~5개를 꼽으면서, 이들 중 두 개 정도의 프로젝트를 수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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