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전자' 기대받더니 메모리 비관론에 '뚝뚝'..삼성전자 주식 다시 오를까

명순영 2021. 10. 2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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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기업 삼성전자 주가를 바라보는 마음은 씁쓸하다. 올해 초만 해도 주가가 10만 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넘쳤다. 하지만 지금은 ‘7만 전자’도 가까스로 지켜내는 수준으로 하락했다.

▶장기적으론 걱정마세요

삼성전자에 투자한 개미투자자들이 분노(?)하는 건 실적이 나쁘지도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연휴 전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지난 10월8일 3분기 잠정 경영 실적을 공개하며 73조 원의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역대 분기 기준으로 두 번째로 높은 15조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주가는 이익의 함수’라지만 삼전 주가는 역대급 실적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것이다.

물론 주가가 떨어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주가는 미래를 반영하는데, 그 미래 전망이 좋지 않아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주력 제품인 D램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시각이 다수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증권사 리서치 목표주가도 줄줄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는 지난 8월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메모리 반도체의 겨울이 오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으며 불을 지폈다. 이때도 긍정적 전망을 유지하던 골드만삭스는 10월8일 “견해가 틀렸다”며 반도체 업황 부정론에 합류했다.

골드만삭스는 “PC용 메모리 반도체 주문량 감소와 공급망 문제에 따른 모바일·서버용 시장 악화로 가격 부진이 예상된다”며 “현물 가격이 뚜렷한 반등 징후 없이 하락해 내년 2분기(4∼6월)까지 반도체 수요의 단기 조정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계 3위인 미국 마이크론도 실적 기대감을 낮추며 우려를 더했다.

최근 분석 보고서도 호의적이지 않다. 대만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초 시작된 D램 가격 상승세가 4분기 끝나고 내년에는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심지어 D램 가격 최저점이 올해보다 최대 20%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유는 공급 과잉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초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2년은 갈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요가 이어지며 반도체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주요 D램 고객사들이 올 초 공급망 차질에 대비해 재고 확충에 집중한 데다, 스마트폰·노트북 출하량이 올해 대비 소폭 증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비관론이 힘을 얻는다. 트랜스포머는 D램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개 기업의 비트 단위 D램 공급은 내년 17.9% 증가하는 반면, 수요는 16.3%만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삼성전자에 투자한 개미들은 너무 안달복달하지 않았으면 싶다. 주가 등락이 있을지언정 삼성전자만큼 긴 시간 우상향곡선을 그려온 종목도 찾기 힘들다. 과거 잘했다고 앞으로도 잘할 것이라는 믿음이 꼭 맞는 건 아니다. 하지만 미래를 내다보는 투자를 한다면 과거 성적이 좋은 1등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이 안전하다는 점 역시 부인하기 어렵다.

게다가 전 세계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복귀한다고 해도 4차산업혁명 메가 트렌드와 함께 전반적인 D램 수요는 증가할 듯 보인다. 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에 따른 데이터센터 서버 수요 증가, 모빌리티 혁신과 다양한 IT기기 등장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 등 호재가 적지 않다.

삼성전자 투자자가 지켜봐야 할 포인트는 삼성전자가 혁신을 이어가는지 여부다. 메모리 반도체의 초격차를 계속 유지하는지,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정도로 투자를 해나가는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는지 등이 관전포인트다.

[글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 사진 매경DB]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02호 (21.11.0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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