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문자 하나 없어 폰만 껐다 켰다"..'KT 사태' 후속조치 보니

최은경 2021. 10. 27.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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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통신장애 시간대별 대처 상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지난 25일 KT의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 장애 시 외부와 단절된 채 무슨 상황인지 몰라 답답하고 불안했다는 이용자가 많았다. 흔한 안내 문자조차 없었다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

직장인 김모(30)씨는 25일 갑자기 인터넷 연결이 끊어지자 자신의 스마트폰에 문제가 있는 줄 알고 5번이나 단말기를 껐다가 다시 켰다. 재택근무 중이던 이모(38)씨는 집 인터넷에 문제가 생긴 줄 알고 동네 카페로 뛰어갔지만 그곳 역시 ‘먹통’이었다. KT 고객센터인 100번으로 전화하면 ARS 안내음성만 흘러나왔다. 많은 이가 개인 폰, 건물, 동네가 아닌 전국적 통신 장애라는 사실을 알기까지 답답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사고 발생 시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재난문자 발송을 검토했다가 보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문자는 위급재난문자(공습, 화생방 경보)·긴급재난문자(테러, 방사성 누출)·안전안내문자(그 외 생활 관련)로 나뉜다. 과기부가 요청하면 행안부가 재난문자를 발송할 수 있다.

KT 통신장애가 발생한 25일 서울 종로의 한 카페 QR체크인 작동이 멈췄다. [뉴스1]

과기부 “재난문자 검토, 복구 보고에 보류”


과기부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지 20분 뒤인 오전 11시40분쯤 KT 담당 직원이 다른 직원의 휴대전화로 과기부 담당자에게 사고를 신고했다. 과기부는 ‘정보통신사고 위기관리 표준 매뉴얼’에 따라 내부 상황판단 회의를 거쳐 오전 11시56분 정보통신사고 위기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했다. 위기경보는 관심(1단계)-주의(2단계)-경계(3단계)-심각(4단계)으로 나뉜다.

과기부 관계자는 “5000회선 이상 장애가 발생했을 때 업체가 30분 안에 과기부에 보고해야 한다”며 “당시 디도스(DDoS·악성코드를 이용한 서비스 거부) 공격이라고 해 2단계를 발령한 뒤 사고가 나면 격상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재난문자와 관련해서는 “매뉴얼에 재난문자 규정이 명시돼 있지 않지만 필요하면 발송을 요청할 수 있어 검토했다”며 “그러던 중 정오 전후로 KT에게 수도권 중심으로 복구가 시작됐다고 보고받아 발송 요청을 보류했다”고 설명했다. 복구가 완료된 시간은 85분 뒤인 이날 오후 12시45분이다. KT에 따르면 당시 문자 송수신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매뉴얼상 위기경보 2단계일 때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재난 방송으로 상황을 알릴 수 있다. 3단계로 높아지면 재난 방송을 해야 한다. 재난 방송은 주로 자막 형태로 나간다.

KT홈페이지에 올라온 사과문(왼쪽)과 KT 무선서비스 사용자가 인터넷 접송 장애를 겪은 화면(오른쪽). [사진 KT 홈페이지, 스마트폰 캡처]

KT “망 장애는 문자 고지 대상 아냐”


KT는 장애가 복구된 오후 12시45분이 지나서도 가입자들에게 별다른 공지를 하지 않다가 이날 오후 3시쯤 회사 웹사이트와 앱에 ‘인터넷 서비스 중단 안내문’을 올려 사과했다. 구현모 KT 사장 명의의 사과문은 사고 발생 다음 날인 26일 오후 2시쯤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이용자들의 고지 관련 불만에 관해 KT 관계자는 “자체 매뉴얼과 관련 법령에 따라 최대한 빨리 웹페이지와 앱에 망 장애를 공지했다”며 “요금제나 할인 폭 변경처럼 고객에게 불리할 수 있는 내용은 이메일이나 문자로 개별 고지하지만 망 장애는 문자 발송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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