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예배 환경 적응" 디지털화 급가속

백상현 2021. 10. 27.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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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교계에 악영향만 끼친 것은 아니다.

조준호 두란노 음향·영상 설계팀장은 26일 "코로나 사태 이후 영상과 음향 장비를 교체하려는 교회가 늘면서 영상 쪽은 매출이 2배, 음향 쪽은 1.5배 이상 뛰었다"면서 "특히 예배 촬영에 필요한 디지털카메라는 수요가 폭증하면서 중고 제품까지 씨가 마를 정도"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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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2년 위기와 기회를 본다] <중> 전문화되는 교회 영상·음향
조준호 두란노 음향·영상 설계팀장이 26일 서울 성북구 정릉벧엘교회 방송실에서 위드 코로나 시대 디지털 음향 영상 장비와 전문 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코로나19가 교계에 악영향만 끼친 것은 아니다. 비대면예배에 따라 교회 영상과 음향의 비중이 커지고 디지털로 급격하게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조준호 두란노 음향·영상 설계팀장은 26일 “코로나 사태 이후 영상과 음향 장비를 교체하려는 교회가 늘면서 영상 쪽은 매출이 2배, 음향 쪽은 1.5배 이상 뛰었다”면서 “특히 예배 촬영에 필요한 디지털카메라는 수요가 폭증하면서 중고 제품까지 씨가 마를 정도”라고 소개했다. 이는 아날로그에서 유튜브에 적합한 디지털로 방송 장비를 교체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조 팀장은 2010년부터 온누리교회 높은뜻푸른교회 예정교회 한영신학대 등 900개 교회와 기관의 음향·방송 장비를 시공했다. 디지털 환경이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을 지켜봤고 교회도 이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실감했다. 그는 “코로나가 터지면서 갑자기 유튜브 예배를 송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AV단자에 선을 꽂아 쓰던 캠코더는 무용지물이 됐다”면서 “HDMI 단자가 있는 디지털카메라를 보유하지 못한 작은 교회는 영상과 음질이 떨어지는 스마트폰으로 예배를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온·오프라인 예배를 병행할 텐데 디지털 장비의 비중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정릉벧엘교회 영상·음향 엔지니어인 박성환 집사는 “디지털 장비의 장점은 최적의 음향 값을 저장해 놓으면 언제든지 불러오기를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요즘 저가 디지털카메라와 믹서기는 150만원, 스피커와 디지털 앰프 겸 믹서기는 200만~300만원으로 구입 가능하다. 부담되더라도 작은 교회도 디지털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상과 음향의 중요성이 커지다 보니 작은 교회에서도 LED 전광판을 설치하고 있다. 예배당을 신축하는 교회는 방송 스튜디오까지 만들고 있다. 조 팀장은 “비대면 상황에서 목사님의 짤막한 메시지, 교회 광고, 교회학교 교육을 촬영하면서 교회 안에 자체 스튜디오를 만드는 곳이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허재호 사운드레이스 대표는 “요즘은 강원도 시골교회에서도 LED 전광판을 설치할 정도”라며 “과거 예배가 단순 전달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영상을 재가공 후 1~3분짜리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는 시대가 됐다. 그래서 자체 스튜디오가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드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현장예배에선 온라인예배에서 느낄 수 없는 감동을 주고 이에 따른 전문인력 육성에도 힘써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허 대표는 “교회는 성도들이 예배당에 왔을 때 온라인에서 체험할 수 없는 영감과 음향, 영상 등 ‘플러스 알파’를 줄 수 있어야 한다”면서 “그 때문에 음향과 영상, 조명 역할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30년 전만 해도 성가대석과 성가대실이 교회 규모를 말해줬다면 지금은 방송 인력과 방송실이 교회 규모를 말하는 시대가 됐다”고 했다.

조 팀장은 “디지털 영상 음향 장비도 중요하지만 장비를 능숙하게 운용할 수 있는 전문 사역자가 훨씬 필요하다”면서 “이들을 육성·관리하고 지도할 전문 목회자도 하루빨리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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