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때 임금동결 동참한 노조, 고용유지 약속한 회사

김기찬 2021. 10. 2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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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월은 26년째 무분규의 신뢰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경남 양산에 있는 공장 전경. [사진 송월]

송월㈜와 에스티팜주식회사가 ‘2021 노사문화대상’ 대통령상의 영예를 안았다. 노사문화대상은 노사 간 상생·협력하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시행 중인 국내 최고 권위의 기업 노사 부문 정부포상이다. 고용노동부와 노사발전재단이 주관하고 중앙일보가 후원한다.

송월㈜는 섬유회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매출이 급감하며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었던 업종이다. 그러자 노조가 임금 동결과 휴업에 동참했다. 경영진이 화답했다. 올해 먼저 임금인상을 선언하고, 고용유지를 약속했다. 이 회사는 2018년 정년을 62세로 연장했다. 사양산업으로 분류되는 섬유업종에선 보기 드문 조치다. 근로자의 노동강도를 줄이려 스마트공장 시스템도 도입했다. 송월㈜는 72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그동안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분규가 없었다. 올해로 26년째 무분규의 신뢰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대리점의 재고 보유 부담을 덜어주려 본사에 포장물류센터를 둘 정도로 대리점과의 상생경영에도 노력하고 있다. 외환위기 때는 노사 대표가 전국 대리점을 순회하며 어려움을 덜어주기도 했다.

에스티팜주식회사는 노조의 요구가 곧 경영이다. 그래서인지 노조도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고, 때론 경영진처럼 회사를 챙긴다. 2018년 주 52시간제를 도입할 때 노조가 임금 보전을 요구하자 경영진은 아예 임금을 올렸다. 전 직원에게 성과급도 줬다. 노조는 코로나19로 경영위기에 직면하자 임금결정권을 아예 회사에 위임했다. 사업주는 이듬해 임금을 올리고 경영 성과급에 격려금까지 지급했다. 비정규직을 채용하지 않기로도 유명하다. 노사가 비정규직을 채용할 땐 엄격하게 채용 사유를 따지기로 합의했다. 직원의 사기 진작을 위해 노사가 직급제를 개편, 신설하는 등 노조가 경영에 의견을 개진하고 적극 참여하면서 노사불이(勞社不二) 문화를 구축했다. 협력업체에 전문인력을 파견해 기술이전도 마다하지 않는다.

노사문화대상 수상기업에는 정기근로감독 면제(3년), 세무조사 유예, 은행대출 시 금리 우대, 신용평가 때 가산점 부여, 산재예방시설과 장비 구입 때 산재기금 최우선 지원 같은 혜택이 주어진다.

◆국무총리상▶㈜비츠로셀=예산공장이 화재로 전소하는 경영 위기 상황에도 유급휴직으로 근로자 전원 고용유지

▶의료법인 밝은마음의료재단유성한가족요양병원=여성관리자를 두 배 이상 늘리는 등 모성보호 모범

◆고용노동부 장관상▶롯데물산㈜▶케이티에스테이트▶가야개발주식회사▶광주 도시철도공사▶한국원자력환경공단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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