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환경부, 월성원전 주민 피폭조사.. '탈원전' 힘싣기?

최재필 2021. 10. 26.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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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경주 월성 원자력발전소 주변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대규모 방사선 피폭 관련 조사에 착수한다.

26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환경부는 다음 달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월성원전 주변 주민건강영향조사' 용역기관 입찰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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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부터 1년 간 1500여명 대상
지난 10년 예산 총액 2배 투입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의 조기 폐쇄 결정으로 가동이 중단된 경주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오른쪽)가 지난해 10월 철조망 너머로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환경부가 경주 월성 원자력발전소 주변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대규모 방사선 피폭 관련 조사에 착수한다. 환경부가 원전 관련 조사를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예산은 지난 10년간 환경부가 다른 분야의 주민건강영향조사에 투입한 총액의 2배에 해당한다. 조사 결과 원전이 암 발병 등 인체에 영향을 준 것으로 확인되면 현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은 차기 정부에서도 이어갈 명분을 얻게 될 전망이다.

26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환경부는 다음 달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월성원전 주변 주민건강영향조사’ 용역기관 입찰을 실시한다. 조사는 내년 12월 10일까지 약 1년간 실시되며 월성원전 주변 주민 약 1500명이 대상이다. 이번 조사는 정부가 이전에 실시한 비슷한 조사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교육과학기술부가 1991년부터 2011년까지 실시한 원전 주변 역학조사에서 기존 암 환자를 제외하는 등 방법론 문제가 제기됐고 국회에서도 원전 주변 주민에 대한 건강영향조사 요구가 있었다”고 조사 배경을 설명했다.

당시 교과부 조사에선 ‘원전과 암 발병 사이에 연관성을 찾을 수 없다’는 결론이 났는데 이후 원자력안전위원회 주관 후속연구(2013~2015년)에서 조사 방법의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환경부는 ‘원전과 질병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규명하는 데 조사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조사대상자 소변 시료를 채취해 삼중수소·세슘·요오드 등 방사성 물질을 확인하고 원전 가동 전·후 질병력도 비교한다. 체내의 방사성물질 농도와 피폭선량을 파악하고 방사선 피폭 의심자와 암 환자는 염색체 이상·말초 혈액 혈구 수 변화 등도 조사키로 했다. 환경·물·식품·해양시료의 방사성물질도 알아볼 예정이다.

이번 조사는 조사 주체, 규모, 시점 등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 많다. 환경부가 원전 관련 조사에 직접 개입한 전례가 없고 관련 예산(약 17억원)도 역대 최대다. 예산은 환경부가 지난 10년간 주민건강영향조사에 투입한 금액을 모두 합친 것(8억6000만원)을 크게 웃돈다.

정권 말에 원전 주변 주민에 대한 이례적인 조사를 하는 것을 두고 현 정권의 탈원전 정책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사 결과 원전이 주민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면 탈원전 정책은 차기 정부에서도 뒷받침을 받을 수 있다. 환경부도 “주민 건강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정책 결정 도구로 활용하기 위해 (조사를) 시급히 추진하는 것”이라며 향후 원전 운영 정책에 조사결과가 직접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조기 폐쇄가 결정된 ‘월성 1호기’ 외에 주변 다른 원전 가동에 이번 조사가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의 핵심 이유가 주민 안전성·수용성, 경제성 부족이었기 때문이다. 한 에너지 공기업 관계자는 “조사 결과 암 발병 연관성이 입증되면 원전 조기 폐쇄가 힘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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