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농장 벗어난 사육곰 2마리 '건강'..아직 300여 마리 남았다
사육 곰 농가로부터 처음 몰수한 새끼 반달가슴곰 두 마리가 청주 동물원에서 건강하게 지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곰들은 300㎡(약 91평) 크기의 임시보호소에서 지내다 2023년 전남 구례군에 완공될 곰 보호시설로 옮겨질 계획이다. 동물권 단체들은 여전히 사육 곰 농가에 남아 있는 300여 마리도 서둘러 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용인 사육 곰 2마리, 정부가 첫 몰수
환경부는 26일 청주 동물원을 방문해 새끼 곰 두 마리의 건강·관리 상태를 점검했다. 경기 용인시의 한 농가에서 발견된 이 새끼 곰들은 올해 1월에 태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 이름은 지어지지 않았다.
박소영 환경부 생물다양성과장은 "현재 곰들의 건강 상태는 양호하다. 전문 사육사의 관리를 받고 있고 임시보호소 내부도 곰들이 충분히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청주동물원은 현재 새끼 곰들을 위한 별도 방사장을 추가로 만들고 있다.
이들 새끼 곰은 지난달 환경부와 수사기관이 용인 사육 곰 농장으로부터 압수했다. 아직 법원의 최종 몰수 판결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정부가 곰을 압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해당 농가는 정부의 수차례 고발 조치에도 불구하고 불법 증식·도축 등을 상습적으로 반복했다. 열악한 사육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아 곰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2023년에 '49마리' 보호시설 생겨
정부는 2016~2020년 전국 사육 곰 농장에서 35마리가 무허가 번식된 것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환경부와 지자체, 수사기관 모두 섣불리 곰을 몰수하지 못했다. 데려온 곰을 수용할 보호시설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정부가 처음 몰수한 곰 2마리와 지난 2018년 시민단체에서 구출한 3마리가 각각 청주동물원과 전주동물원에서 임시 보호를 받고 있다. 지난달 기준 전국 26개 농가에서 기르는 사육 곰이 369마리인 걸 고려하면 수용 능력이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불법 증식과 폐사 반복…남은 곰 운명은
이날 동물권 단체는 "사육 곰 보호시설 건립을 환영한다"면서도 "나머지 360여 마리에 대한 로드맵도 수립하라"고 요구했다. 박은정 녹색연합 녹색생명팀장은 "사육 곰 농장에서 6년째 불법증식이 이어지고 있고, 그중 11마리가 열악한 사육환경을 버티지 못하고 폐사했다"며 "하루빨리 곰 보호시설을 충분히 확보해 농장에 남아 있는 곰들을 보호할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시민단체가 처음 사육 곰 문제를 지적했던 2000년대부터 정부가 나섰다면 지금쯤 다 해결됐을 문제다. 하지만 늦게나마 곰 보호시설을 마련하는 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보호시설 마련 계획이 나왔으니 전국의 사육 곰 369마리를 열악한 농가에서 구출할 방법을 고민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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