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해 화풀이"..잇따른 택시기사 폭행, 근절 대책 없나

정윤영 2021. 10. 2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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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를 대상으로 한 폭행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 실장은 "택시기사를 폭행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시민이 안전하게 대중교통을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택시 내 보호 격벽 설치, 즉시 신고 시스템 구축 같은 보호 대책을 가동하는 동시에 택시기사를 존중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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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를 대상으로 한 폭행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쿠키뉴스] 정윤영 인턴기자 = 택시기사를 대상으로 한 폭행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보호 대책이 논의됐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5일 전 세계권투 평의회(WBC) 라이트플라이급 챔피언 장정구(58)씨가 운전자 폭행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장씨는 지난 8월 술에 취한 상태로 택시에서 내리는 중 택시기사와 다투다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18일 인천에서는 택시 기사를 폭행해 중태에 빠뜨린 50대 남성이 체포됐다. 지난 5월에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20대 승객이 60대 택시기사를 도로에 넘어뜨린 후 주먹과 발로 얼굴을 여러 차례 때려 현행범으로 체포되기도 했다. 서울시가 2015년 개인택시 기사 500명과 법인택시 회사 91개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실제 택시 운수종사자의 74%는 승객의 폭언이나 폭행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에서 만난 택시기사들은 실제 가해자를 고소하기 어렵고, 처벌 역시 솜방망이에 그치는 점이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택시기사 김성남(62)씨는 “최근에도 승객과의 실랑이가 있었다.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대로 차를 돌렸더니 왜 차를 돌리냐며 툭툭 치고, 욕을 했다”며 “맨정신인 승객들은 안 그러는데 술 마신 승객은 꼭 시비를 건다”라고 말했다. 이어 “승객과 말싸움할 시간도 없고, 고소 과정이 번거롭다 보니 웬만해선 참고 넘어간다”라고 밝혔다. 

택시기사 조운구(70)씨는 “밤에 술 취한 승객 중에 가끔 폭행하거나 시비를 거는 사람들이 있다”며 “택시 기사를 술 먹고 화풀이하는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택시기사 A씨는 “택시 기사 보호를 위해 운전사에게 폭력을 가할 시 가중 처벌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처벌을 쉽게 피할 수 있어 실효성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택시 기사 폭행이나 버스 기사에 대한 폭력 행위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에 근거해 처벌한다. 승·하차로 일시 정차하거나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폭행⋅협박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그러나 상습범이 아닐 경우 규정대로 처벌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지난 10년간(2008년~2017년) 34,980건의 운행 중인 자동차 운전자에 대한 폭행 사건이 발생했지만, 검거된 폭행범에 대한 구속비율은 1%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경찰청은 밝혔다. 2010년 구속 건수는 31건으로 구속 조치율이 0.8%에 불과하며, △2011년은 31건(0.9%) △2012년 17건(0.5%) △2013년 29건(0.9%) △2014년 28건(0.9%) △2015년 25건(0.8%) △2016년 5월 말 12건(0.9%) 등이다.

계속되는 폭행 사고에 서울시는 택시 운전기사 보호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9월 시는 위급상황 시 카드 결제기 버튼을 눌러 자동신고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올해 12월에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 보편적으로 설치돼있는 보호 격벽 설치도 연말까지 법인·개인택시 500대에 설치될 예정이다.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 실장은 “택시기사를 폭행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시민이 안전하게 대중교통을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택시 내 보호 격벽 설치, 즉시 신고 시스템 구축 같은 보호 대책을 가동하는 동시에 택시기사를 존중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yunieju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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