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즐기는데 추워진 날씨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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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친구들이 도착하기 한참 전에 숲에 도착했다.
아이들과 수업할 준비물을 마지막으로 한번 더 확인한 후 숲에 올랐다.
추워진 날씨쯤이야 숲을 찾고 즐기는데 아무 문제가 안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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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민신문 이나경]
▲ 계곡에서 열심히 개구리를 찾는 아이들 모습 |
ⓒ 용인시민신문 |
조금의 추위쯤은 맑고 파란 하늘 덕에 그다지 신경 쓰이지 않게 되었다. 오늘도 친구들이 도착하기 한참 전에 숲에 도착했다. 아이들과 수업할 준비물을 마지막으로 한번 더 확인한 후 숲에 올랐다. 단풍이 주젠데, 아직 잎들은 초록이 훨씬 더 많다.
하지만 열매들은 정말 다양하다. 지난달부터 떨어지는 도토리들은 더 많아 정말 줍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한다. 물봉선 열매들은 잔뜩 부풀어 올라 건드리기만 해도 팡팡 터진다. 꼭두서니의 짝궁둥이 열매들은 까맣게 잘 익어 너무나 귀엽다.
여름인가 싶었던 더위가 이어지더니 요 며칠은 겨울인가 싶을 정도로 춥다. 가을이 온 걸까? 이 현상도 기후변화의 하나일까? 계절이 계절답지 못하다. 식물들도 적응하기 힘들 것이다. 그래도 나무들의 잎 색깔은 빨갛게, 노랗게 변하고 있다. 아직은 초록이 더 많이 보이지만 말이다.
덜꿩나무의 빨간 열매에서는 윤기가 좔좔 흐른다. 숲의 열매들이 유난히 예뻤다. 이제 누군가에게 먹히고 떼구루루 떨어져서 새로운 장소에 자리 잡아 새로운 자신들의 삶을 살아갈 준비를 끝마쳤나 보다.
이럴 때가 아니구나. 아직 제대로 물들지 않은 잎들이지만 찾아야 한다. 그래도 가을인데. 그렇지, 단풍나무의 몇몇 잎들은 빨갛게 물들었고 신나무도 이제 초록 잎 사이로 빨간색들이 보였다. 싸리나무도 노랗게 물들어 가고 붉나무도 빨갛게 변해가는 중이다. 아, 다행이다. '단풍 주제는 이른 감이 있구나' 깊이 반성하며 친구들을 만나러 갔다.
▲ 아이들이 만든 도토리 모자 인형 |
ⓒ 용인시민신문 |
큰 소리로 아이들을 불렀지만, 개구리 찾기에 빠진 아이들에게 내 목소리가 들릴 리가 없었다. 조금 더 기다렸다. 드디어 친구들과 단풍 든 잎들을 찾으러 갈 수 있었다. 진짜 집중해서 단풍 든 잎들을 찾아야 했다. 부지런히 찾은 잎들로 인형들에게 옷을 입혔다.
인형들에게 고운 가을옷을 입혀 준 우리는 숲에서 뛰어놀았다. 일단 시작은 얼음 땡이었다. 지겨워지는 그 시간에 아이들에게 오징어 놀이를 하자고 해 봤다. 한 번도 해보지 않아서 어떻게 하는지 모른단다. 학교 운동장에 그려져 있는데도 말이다.
발로 쓱쓱 줄을 긁고 이긴 팀과 진 팀으로 나눈 후 놀이방법에 대해 한참을 설명했다. 드디어 이해했다. 놀이가 시작되었다. 아직 어설펐다. 이긴 팀이 계속 이겼다. 난 진 팀인데. 다음 달에는 좀 더 익숙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새 아이들의 이마에는 땀이 맺혔다. 추워진 날씨쯤이야 숲을 찾고 즐기는데 아무 문제가 안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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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글쓴이는 생태환경교육협동조합 숲과들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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