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안탄다 했더니 괴롭혔다" 극단선택 공무원 母의 절규

김방현 2021. 10. 26. 16:3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근 극단적인 선택을 한 대전시청 공무원 A씨(25)의 어머니는 26일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시청을 다닌다고 좋아하던 제 아이가 대전시청을 다녀서 죽게 됐다"며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시 새내기공무원 유가족이 26일 대전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A씨는 올해 1월 9급 공채로 공직에 들어왔다. 이어 7월에 대전시 한 부서로 발령받았으나 3개월만인 지난달 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족과 변호인 측은 A씨에 대한 무시, 과중한 업무 부담, 부당한 지시·대우, 집단 따돌림(왕따) 등이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A씨 어머니 등 유족 측에 따르면 A씨는 출근 1시간 전에 와서 차와 커피 등을 준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가 부당한 업무라며 거절하자 이후부터 무시와 업무협조 배제, 투명인간 취급 등의 괴롭힘을 당했다고 한다.

A씨 어머니는 "어떻게 3개월 사이에 멀쩡했던 제 아들을 이렇게 만들어 놓을 수 있냐"며 "제 아들은 8월 이후부터 ‘가슴이 터질 것 같고 숨이 잘 안 쉬어진다’고 했다"고 말했다. 유족 측에 따르면 A씨는 신경정신과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았다.

A씨 어머니는 "아들은 아무 거리낌 없이 왕따 발언을 하는 동료들과 12시간을 같이 있어야 했다"며 "투명인간 취급을 하는 동료들에게 자존감을 많이 짓밟혔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은 제 아들을 투명인간 취급하며 대화에 끼워 주지 않았고, 팀 내에서 점점 고립시키고 괴롭혔다"며 가해자들에 대한 감사·징계 절차 진행, 직장 내 갑질 등 괴롭힘으로 인한 순직 처리, 시청사 내 추모비 건립 등을 요구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대전시 새내기 공무원 유족들이 26일 대전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대전시 감사위원회 측은 "다른 사안보다 우선해 A씨에게 부당한 지시가 있었는지 등에 대한 조사를 11월까지 완료하도록 노력하겠다"며 "감사위원회 조사는 중립성과 공정성이 중요한 만큼 관계자를 조사한 뒤 조사 후 관련 대책을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