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연·변경 잦은 '외화증권'..예탁원 "변동 사항 수시 확인해야"

오민지 2021. 10. 2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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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오민지 기자]

한국예탁원이 외화증권의 권리와 관련해 갑작스럽게 지연되거나 변경되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변동사항을 수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서학개미’로 불리는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흐름이 이어지면서 외화증권 투자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자연히 예탁원의 외화증권 보관규모도 크게 늘어 외화증권 관련 예탁결제 및 권리 관리 업무량도 급증하는 추세다.

예탁원은 투자자가 국내에서 외화증권에 투자하는 경우 외국보관기관을 통해 외화증권에 대해 예탁결제를 대행하고 관련 권리를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외국보관기관에 국내 증권사의 매매내역을 받아 결제 및 예탁(보관)을 지시하는 예탁결제 업무, 권리정보를 국내 계좌부에 반영하는 권리관리 업무, 권리정보의 예탁자 통지 및 투자자 권리행사 내역을 신청하는 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다.

해외시장은 국내와 달리 주가 변동의 상·하한가가 없고 투자주의나 경고 등 시장경보 제도가 없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지난 2월 Ehang(EH)의 경우 현지 투자정보업체의 기업보고서 발표 직후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62.69% 하락하기도 했고 Game Stop(GME) 역시 하루만에 주가가 44.29%나 떨어진 바 있다. 게다가 국내 투자자들은 이처럼 국가 간 시차, 해외시장에서의 정보 비대칭, 공매도 등 현지 이슈로 투자한 외화증권의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

또한 외화증권에 대한 주식배당, 현금배당 등의 권리에서도 국내와 달리 지급 지연, 지급 오류 등 예외적인 상황이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어 문제다. 실제로 최근 외화증권 투자 규모 급증에 따라 권리 처리 건수도 늘고 있어 지급 지연이나 오류 등의 발생 빈도도 증가하고 있다.

외화증권의 권리 지급 과정에도 국가 간 시차가 있고 다수 외국금융기관(외국예탁결제기관, 외국보관기관 등)이 개입돼 있어 국내증권에 비해 관련 업무 처리에 시간이 더 걸린다. 일반적으로 국내 투자자의 주식배당 및 현금배당은 외국 현지 지급보다 2영업일 이상 더 소요된다.

현지의 권리정보 변동이나 외국보관기관의 과오지급 등으로 이미 지급한 권리의 정정(Reversal)도 적지 않다. 주식배당 수량 등 국내 투자자에게 지급되는 권리 내역에 오류가 있는 경우 예탁원이 외국보관기관에 오류 정정이나 재지급 요청을 하고 이에 따라 추가적인 시간이 소요된다.

이처럼 권리 지급이 지연되거나 이미 지급된 권리에 오류가 발생한 경우에는 해당 사유가 해소될 때까지 외화증권에 대한 처분이 제한될 수 있다. 투자자가 권리 지급으로 수령하는 증권이나 자금을 원하는 시기에 현금화하거나 재투자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권리행사와 관련해서도 외화증권 권리 유형은 국내와 달리 상당히 다양하고 동일 권리에 대해서도 처리 방식이 다를 수 있다. 주식 공개매수(Tender-Offer) 권리 유형에서는 공개매수자가 매수 기간 등 행사 조건을 변경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예를 들어 주식시장 가격보다 공개매수 단가가 높은 경우 매수자가 매수 규모 확대를 위해 공개매수기간을 연장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지난 Microsoft(MSFT)의 공개매수에서도 공개매수기간 동안 주식시장 가격보다 공개매수 단가가 높아 매수자가 매수기간을 연장한 바 있다. 반대로 Boeing(BA)의 사례처럼 공개매수 단가보다 주식시장 가격이 높으면 매수자가 매수신청자의 이탕(매수신청 취소)를 막기 위해 공개매수기간을 단축하기도 한다.

의결권 행사 과정에는 외국보관기관 외에도 의결권 대행 플랫폼이 개입되기 때문에 국내증권 의결권 행사와 프로세스가 다르다.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에 대한 의결권 행사는 외국보관기관과 위탁 계약을 체결한 ISS나 Broadridge 등 외국 의결권 대행 플랫폼을 통해 진행된다.

국내와 달리 의결권 행사에 필요한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주주총회 안건 신청이나 수령,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등이 외국 의결권 대행 플랫폼을 통해 처리되기 때문에 국내증권에 대한 의결권 행사보다 시간이 더 걸린다. 현지에서 공시되는 주주총회 안건이 의결권 대행 플랫폼을 통해 국내에 수신되고 실제로 안건이 수령돼 투자자에게 전달되기까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다시 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내역이 현지로 전달되기까지도 시간이 필요하므로 투자자는 행사 기한 최소 2영업일 전까지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금에 있어서도 미국 등 외국의 경우 과세 체계가 국내와 달라 높은 세율로 세금이 부과되거나 추가 세금이 과세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유한책임조합(LPs: Limited Partnership)에서 발생한 배당의 경우 별도 과세 관련 규정에 따라 고율로 과세된다. 따라서 유한책임조합인 Icahn Enterprises(IEP) 배당소득의 경우 통상의 배당 세율인 15%가 아닌 37% 고율로 과세된다.

파생상품 성격인 레버리지 ETP 등에서 발생한 소득의 경우 배당소득이 아닌 일반소득으로 분류돼 30%의 고율로 과세되거나 Section 871(m)에 해당돼 추가 과세되기도 한다. 일례로 X-Links Monthly Pay 2x Leveraged Mortgage REIT ETN(REML)에서 발생한 배당소득에는 30% 세율로 과세되며 Section 871(m)에도 해당돼 추가 과세도 발생한다. 이같이 고율 과세로 국내 대비 높은 수준의 배당에도 불구하고 외화증권에서 기대 이하의 수익을 얻게 될 수도 있다.

이에 예탁원은 투자자들이 이러한 외화증권 투자의 특수성을 인식하고 거래하는 증권사를 통해 권리정보의 변동 여부를 수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외화증권 투자는 거래하는 과정에서 국가 간 시차, 국내외 다수 금융기관 개입 등으로 관련 업무처리가 지연되거나 변경·정정되는 상황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예탁원은 이와 더불어 “각 증권사 및 현지 외국보관기관 등과 긴밀히 협력해 투자자가 신속하고 안전하게 외화증권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민지기자 om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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