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전설 그리피 주니어, 친정팀 구단주 됐다
명예의 전당 외야수 켄 그리피 주니어가 시애틀 구단주 그룹에 합류했다.
시애틀은 26일(한국시간) “명예의 전당에 오른 그리피 주니어가 시애틀 매리너스 구단주 그룹의 일원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리피 주니어는 시애틀을 상징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1987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번으로 시애틀에 지명. 1989년 데뷔 후 1999년까지 11시즌 동안 시애틀에서 뛰었다. 데뷔 시즌 신인왕 3위를 기록했고, 2년차부터 마지막 해까지 10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됐다. 1997년 아메리칸리그 MVP 수상을 포함해 MVP 5위 이내 시즌만 5번에 달한다. 이후 2000년 신시내티로 이적해 9시즌을 뛰었지만, 은퇴를 앞둔 2009년 시애틀로 돌아와 2년을 뛰고 친정팀에서 커리어를 마쳤다.
은퇴 후에도 시애틀의 얼굴로 남았다. 은퇴 후인 2011년부터는 구단의 특별 보좌로 구단에 남았다. 2016년 99.3%의 득표율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동판에도 시애틀 모자를 쓴 모습이 새겨졌다. 명예의 전당과 함께 그리피 주니어의 등 번호 24번은 구단 최초의 영구결번이 됐다. 이어 구단주 그룹에까지 합류하면서 시애틀과 더 긴밀한 관계를 다지게 됐다. 역대 시애틀 출신 선수 중에 시애틀 구단주에 이름을 올린 건 그가 처음이다.
지분 매입은 지난해 일본에서 열렸던 개막전 때 처음 이야기가 나왔고, 올해 6월부터 진행됐다. 최종적으로는 그리피 주니어가 현재 17명인 시애틀 구단주 중 한 사람의 지분 일부를 흡수하면서 18번째 구단주가 됐다. 최종 매입은 9월 진행됐지만, 포스트시즌에 도전 중이던 팀 사정 탓에 발표가 늦어졌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의 다니엘 크레이머 기자는 “그리피 주니어는 선수의 시각을 협상 테이블로 가져올 것”이라며 선수단과 구단의 관계, FA 계약 등 수많은 측면에서 기념비적인 일이 될 것이다”고 예상했다. 그리피 주니어는 이에 대해 “선수 입장에서 생각을 전해보겠다”면서 “FA나 트레이드에서 선수 시점에서 또 다른 의견을 제시해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애틀은 올 시즌 리빌딩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타이 프랑스, 미치해니거, 크리스 플렉센 등이 활약하며 90승 72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2위에 올랐다. 잠재력을 높이 평가받은로건 길버트, 재러드 켈닉과 지난해 신인왕 카일 루이스 등을 보유해 내년 전망도 밝다. 내년에는 2001년 이후 20년 동안 진출하지 못했던 포스트시즌에 다시 한번 도전한다. 그리피 주니어는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지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며 “워싱턴주, 시애틀의 주민들이 매일 밤 이곳에 오길 바란다. 팬들이 뭘 원하는지 안다. 긴 시간 포스트시즌을 경험하지 못했다. 내년에는 눈덩이처럼 (팀 전력이) 불어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차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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