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본부장이 사장 사퇴 압박한 성남도개공.. 전말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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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사업이 본격화되기 직전인 2015년 2월 6일 황무성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사퇴를 압박 받았음을 보여주는 녹음 파일이 공개됐다.
파일에는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인 유한기씨가 오후에 황 사장 집무실로 찾아와 사직서를 집요하게 요구하는 과정이 담겨 있다.
황 사장은 결국 유씨가 밤 9시가 넘어 가져온, 누군가가 작성한 사직서에 사인을 했다고 한다.
황 사장이 사직서에 사인한 날은 민간 사업자 공모 공고 일주일 전이었고 화천대유가 설립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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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사업이 본격화되기 직전인 2015년 2월 6일 황무성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사퇴를 압박 받았음을 보여주는 녹음 파일이 공개됐다. 파일에는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인 유한기씨가 오후에 황 사장 집무실로 찾아와 사직서를 집요하게 요구하는 과정이 담겨 있다. 본부장이 사장에게 사퇴를 강요하는 희한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황 사장이 거부하자 유씨는 “오늘 아니면 사장님이나 저나 다 박살 납니다” “제가 다시 타이프를 쳐올까요. 오늘 해야 됩니다”라며 재차 압박했다. 사직서 제출을 요구한 배후는 ‘정 실장’과 ‘유동규’라고 털어놨다. 정 실장은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을, 유동규는 구속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을 지칭하는 것일 텐데 둘 다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핵심 측근으로 분류된다. 이들이 아무리 실세라도 시장의 지시나 동의 없이 산하 기관장에게 사직서 제출을 요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녹음 파일에는 유씨가 “시장님 명을 받아서”라고 말하는 대목도 있다. 황 사장은 결국 유씨가 밤 9시가 넘어 가져온, 누군가가 작성한 사직서에 사인을 했다고 한다. 사직서는 3월 10일 처리됐는데 임기(3년)를 1년 6개월가량 남겨둔 시점이었다.
파일 내용이 사실이라면 엄중한 사안이다. 황 사장 사퇴의 전말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 직권남용이란 위법이 있었는지도 규명할 필요가 있지만 황 사장을 중도 사퇴시킨 이유를 밝히는 게 더 중요하다. 그가 물러난 후 대장동 사업은 화천대유 측에 과도한 혜택이 돌아가는 구조로 설계됐고 사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민간 사업자의 초과이익을 환수해야 한다는 황 사장과 달리 유동규 전 본부장은 사장 직무대리로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초과이익을 회수하지 않는 구조로 바꿨다. 황 사장이 사직서에 사인한 날은 민간 사업자 공모 공고 일주일 전이었고 화천대유가 설립된 날이었다. 황 사장 사퇴 후 보름여 뒤에는 화천대유가 주도하는 컨소시엄 ‘성남의뜰’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검찰은 지난 24일, 경찰은 그보다 앞서 황 전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기 때문에 저간의 사정을 어느 정도 파악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조사한 내용 그대로를 원칙에 따라 처리해야 할 것이다. 정 전 실장 등은 물론이고 이 후보의 관여 여부도 있는 그대로 밝혀야 한다. 봐주기 수사를 했다가는 특검이 필요하다는 여론에 힘을 실어주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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